[ISSUE] 세계 여성의 날 43주년… 대한민국 속 여성
[ISSUE] 세계 여성의 날 43주년… 대한민국 속 여성
  • 임성봉 기자
  • 승인 2018.0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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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유리천장’… 수치심에 숨는 성폭력 피해자
사회 문화·인식 구조 바꿔야 할 때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관계자들이 3월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과 정치권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안희정 전 지사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와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관계자들이 3월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위력에 의한 성폭력과 정치권력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여성들의 권리 증진을 위해 제정된 ‘세계 여성의 날’이 8일 43주년을 맞이했지만 국내 여성노동자들의 처우는 여전히 열악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더욱이 미투운동을 통해 여성들의 성폭행 피해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여성권리에 대한 인식제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7일 도내 노동계와 여성계에 따르면 세계여성의 날은 지난 1908년 3월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요구하며 벌인 시위를 기념하기 위해 1975년 제정됐다.

그러나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인 지 올해로 110년이 지났지만, 국내 여성노동자들의 임금은 남성노동자의 60% 수준에 머무는 등 여성노동자의 처우개선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라는 지적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남녀임금격차 조사결과를 보면, 지난해 기준 국내 남녀 임금 격차는 36.3%에 달해 OECD회원국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남성이 임금으로 100만 원을 받을 때 같은 일을 하는 여성은 63만 7천 원만 받는다는 뜻이다. OECD회원국 평균 격차는 16%로, 우리나라는 OECD회원국 평균보다 두 배 이상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OECD 발표 2016 전국 남녀 임금격차
OECD 발표 2016 전국 남녀 임금격차

특히 국내 여성 근로자의 52.4%가 비정규직이며 이 중 40%는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성이 기업의 임원으로 승진하지 못하는 이른바 ‘유리천장’도 여전하다.
이날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 공개한 ‘제2금융 유리천장 실태’ 자료를 보면 지난 2월 말 기준 보험·카드·증권사 등 2금융권 59개사의 임원 총 940명 가운데 여성 임원은 40명(4.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여성 임원의 경우에도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 등기임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를 두고 도내 노동계는 남성중심의 노동문화를 바꾸지 않는 한 여성노동자의 권리증진은 더딜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송대현 한국노총 경기지역본부 여성부장은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지위향상을 위해 시위를 벌인지 110년이 넘었지만 2018년 현재 한국의 노동문화는 여전히 남성중심으로 구조화돼 있다”며 “여성 노동자들의 처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남성 노동자들과 공감대를 넓히며 노동문화의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여성노동자들의 처우문제와 더불어 미투운동을 통해 여성 성폭행 피해실태가 드러나면서 여성들의 권리가 오히려 후퇴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스태티스타의 2016년 OECD가입국 남녀임금격차
글로벌 시장조사 기업 스태티스타의 2016년 OECD가입국 남녀임금격차

‘미투’ 운동은 ‘나도 성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고 SNS에 해시태그를 붙여(#미투, #Metoo) 성폭력 피해를 고발하는 캠페인으로, 지난해 미국 배우들이 성폭력을 잇달아 고발하면서 운동이 확산됐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1월 서지현 검사가 검사 조직 내에서 성추행당한 사실을 용기 있게 폭로하면서 시작됐다. 현재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고은 시인, 최근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배우 故 조민기씨 등이 성폭행 가해자로 지목되면서 온 국민이 충격에 빠지기도 했다.

변혜정 한국여성인권진흥원장은 “그동안 성범죄 피해자들이 숨은 이유는 수치심 때문이다. 왜 피해자가 수치스러워야 하는가. 그것은 우리 사회의 문화적 구조가 잘못돼 있기 때문”이라며 “이번 기회를 계기로 국민의 인식 개선과 끊임없는 관심이 필요하다. 미투 운동의 불씨가 꺼지지 않도록 모두 노력해 안전한 사회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의 정치권 책임규명·대책마련 기자회견 촉구.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의 정치권 책임규명·대책마련 기자회견 촉구.
미투운동을지지하는불교시민사회 회원과 불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자 위드유’ 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미투운동을지지하는불교시민사회 회원과 불자들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불자 위드유’ 회견에서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글_임성봉기자 사진_경기일보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