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갑질의 세계화
[사설] 갑질의 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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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병 갑질이 해외에서도 화제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갑질(Gapjil)이란 단어를 쓰면서 봉건 귀족처럼 행동하는 임원들이 부하 직원을 괴롭히는 것이 갑질이라고 보도했다.
‘재벌’, ‘홧병’이라는 한국말이 영어사전에 올라가 있긴 한데 이번에는 ‘갑질’이 새롭게 추가될 것 같다. 언니의 땅콩회항이 엊그제 같은데 이번엔 동생이 사고를 친 것이다. 오빠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과거 차를 몰고 가다 할머니를 폭행한 전력이 있으니 남매 모두 사법처리를 받았거나 받게 될 처지에 놓였다.
대한항공 3개 노조는 조현민씨의 경영 일선 사퇴와 대국민 사과를 요구했다. 당연한 수순이지만 언니 조현아씨의 경우처럼 얼마 있다 다시 일선에 복귀할 것이다. 대한항공그룹은 창업자인 조중훈 회장이 월남에서 시작한 사업을 모태로 적자인 기업을 인수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아들인 조양호 현 회장 때부터 형제간 재산 싸움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하더니 손자 대에 와서 막장드라마를 쓰고 있다.
회사 직원이 녹취한 조현민씨로 추정되는 사람의 악쓰는 목소리를 들어보면 사람의 목소리라고 보기 어려울 정도이다.
이런 수준 이하의 재벌 갑질을 언제까지 보고 들어야 할지 분노가 치민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아들 김동선씨의 폭행, 맷값주고 두들겨 팬 재벌가 사장 등 부모 한번 잘 만났다는 이유로 못난 인간들의 안하무인 패악적 횡포가 계속되고 있다.
재벌 3세의 이런 행태는 재벌 2세의 처신에서 비롯된다. 올바른 가정교육은커녕 자기 자신부터 모범적인 행동을 보이지 못하니 언감생심 자식훈육은 어림도 없다.
조현민씨는 언니 땅콩 사건 때 ‘복수할거야’라는 섬뜩한 말로 국민을 놀라게 하더니 결국 일을 저지르고 말았다. 예견된 결과였다. 이들의 일탈은 공분을 넘어 사회 갈등의 골을 깊게 하고 기업 가치를 떨어뜨리고 흙수저 청춘들을 좌절케 한다.
SNS의 발달로 밝혀졌기 망정이지 과거에는 이보다 더한 일도 많았을 것이다. 자신의 행동이 이렇게 까발려질 가능성이 있음에도 이런 짓을 하는 이유는 단순 분노조절장애를 넘어 심각한 정신장애까지도 의심이 든다.
문제는 이들의 갑질이 끊이지 않고 계속 반복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소위 재벌 3세들은 온갖 특혜를 누리며 살았고 기업 경영과는 거리를 둔 채 유학 등을 거치며 입사 후 임원이 되기 때문에 무소불위이다. 게다가 바른말을 해 줄 사람이 없다.
재벌과 그 자녀의 저열한 사고방식과 오만방자한 행태에 대해 이제 단순 사법처리를 넘어 국민이 납득할 만한 대책을 강구할 때가 되었다. 카메라 앞에서 불쌍한 척 고개 숙이고 집행유예나 벌금으로 빠져나오는 한 해결은 요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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