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종교] 우리도 연등처럼
[삶과 종교] 우리도 연등처럼
  • 일면 스님
  • 승인 2018.04.25
  •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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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정부는 ‘석가탄신일’을 ‘부처님 오신 날’로 변경하기로 의결하였는데, 부처님 오신 날은 불교의 연중행사 중 가장 큰 명절이라 봉축법요식, 제등행렬, 탑돌이 등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지만, 하이라이트는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오셔서 “하늘 위와 땅 위에 오직 내가 가장 존귀하다(天上天下 唯我獨尊). 나는 일체 중생의 모든 고통을 없애 편안케 하리라”하여 중생들에게 광명을 준 날이라는 의미를 정성을 담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일이다.

무엇보다 부처님께서는 무명(無明)에 사로잡혀 있는 중생들에게 지혜와 자비가 충만한 진리의 등불을 밝혀 주시고, 그 진리의 등불을 밝혀주심으로써 중생 모두가 본래 청정하다는 것, 즉 누구나 부처님이라는 진실을 깨닫게 함으로써 이 땅에 진리가 머물고 삶의 보람을 열어 보이기 위해서라고 우리 곁에 오심을 설하셨다.

더불어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행해지는 ‘연등회’는 1천200여 년 전, 신라시대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 전통축제로 이제는 불교계를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세계문화축제로 자리매김하였다. 등 공양은 향 공양, 차 공양, 꽃 공양, 과일 공양, 쌀 공양 등과 더불어 여섯 가지(육법) 공양 중의 하나다. 즉, 등불은 지혜를 상징한다. 지혜가 있어야 우리의 삶도 바르게 보며 참되게 살게 된다는 이치다. 하여 등불을 밝히는 것은 반야지혜로 어두운 무명을 제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화경(燃火經)> 등의 경전에는 등불 신앙에 대해 “일체 해탈을 구하는 사람은 항상 그 몸으로 등의 대(臺)를 삼고, 마음으로 심지를 삼고, 계와 향으로 기름을 삼으라. 깨달음의 등불은 능히 일체 무명의 어둠을 퇴치한다”하였고, <보살장경>에는 “만 개의 등불을 켜서 뭇 죄업을 참회한다”고 하는 만등법회(萬燈法會)에 대한 이야기가 있고, <견삭경>에서도 “진언(眞言)을 외면서 등불을 켜 함께 공양하면 모든 장애가 제거된다”는 가르침이 있다.

무릇, 우리가 밝혀야 할 등은 지나간 삶 속에서 지었던 자기의 허물에 대한 참회의 등불, 생명의 길을 밝게 열어 주는 등불이어야 한다. 메마른 생명들이 자비와 광명 속에 포근히 젖을 수 있는 생명수가 되어야 하고, 나아가 가난한 마음과 인색한 마음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는 나누어 주는 보시의 등불이 되어야 하고, 명예와 권력에 눈먼 사람에게는 무상(無常)의 등불이 되어야 하며, 시기와 투쟁심이 많은 사람에게는 자비의 등불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나보다는 남을 위해 밝히는 등불이 되어야 한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거리에, 전국의 사찰에서 연등을 밝혀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전하고, 아기 부처님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식을 봉축하며 이날을 기린다. 5월22일,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우리 사부대중은 모두 하나 된 마음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되새기며, 세상을 밝히는 진리의 등불을 켰으면 한다.

일면 스님 생명나눔실천본부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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