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달성과 일본
[세계는 지금]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달성과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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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으로 공식 명명된 선언문을 공동 발표했다. 아직 한국에 평화의 시대가 정착되었다고 단정할 수 없지만, 최근 남북관계를 둘러싼 움직임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지난 15일 북한은 한미 연합공중훈련인 ‘맥스선더’ 훈련을 비난하며 예정된 남북고위급회담을 중단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향후 한반도의 평화정착과정에 적지 않은 어려움이 존재할 것을 보여주는 사건일 것이다. 한반도의 평화정착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국가는 우선 미국이지만, 중국 역시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으로서 한반도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북한이 지난 12일 풍계리 핵 실험장 폐기를 외신에 공개하면서 일본 언론을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한반도 평화정착과정에서 ‘재팬 패싱’에 대한 보도가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한반도의 평화와 번역의 정착을 위해서는 미국, 중국과 더불어 일본의 존재 역시 무시할 수 없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만약 올해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 회담이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면, 그 이후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 등이 이루어지고 이와 동시에 북한 경제개발 이슈가 중요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를 전제로 경제적 지원책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대한 미국의 민간자금이 투자된다면, 이는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전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다. 북한 경제개발을 위한 자금을 조달함에 있어서 미국의 자금이 들어가는 것과 더불어 한국 자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 북한의 개발을 위해서 활용도가 높은 자금 중의 하나는 일본 자금이다.

1965년 한일기본조약에 조인하면서,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5억 달러(그 중 3억 달러는 무상, 2억 달러는 유상)의 청구권 자금을 받았고, 이 자금은 당시 한국의 외화부족문제를 해결하는데 상당한 기여를 했다. 경제기획원이 1976년 발간한 ‘청구권자금백서’에 따르면 광공업(자본재, 원자재)과 사회간접자본 등에 각각 55.6%, 18%의 자금이 활용되었다. 한반도 평화정착과정에서 북일국교정상화 교섭이 이루어질 것으로 생각되는데, 그 과정에서 청구권 자금의 규모가 중요 이슈가 될 것이다.

최근 일본 내 여론조사 등에 의하면 일본 국민 간에 북일정상회담 개최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일본의 청구권 자금과 함께 역내 개발은행인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자금을 활용함에 있어서도 일본의 지지가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국제개발은행, 미국, 일본, 중국 등으로부터 유치하는 것은 한국 입장에서는 대북 투자에 대한 리스크를 줄이고,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주변 강대국의 지지를 얻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 내의 북동아시아과(課)가 한국과 북한에 대한 외교정책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최근 한반도 관련 변화에 긴급하게 대응하기 위해 올해 여름에도 북한과 한국의 외교정책을 담당하던 북동아시아과를 2개로 분할해 한국 담당의 북동아시아 1과와 북한 담당의 북동아시아 2과를 설치할 것을 발표했다.

일본에서 중앙부처 안에 과(課)의 신설은 그 자체로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볼 수 있다. 외무성에 한국과 북한을 담당하는 과가 각각 생긴다는 것은 그만큼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박성빈 아주대 일본정책연구센터장·국제학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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