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공무원, 숲길에 빠지다… ‘나는 누비길을 걷는다’ 저자 성남시청 이기행 주무관
글쓰는 공무원, 숲길에 빠지다… ‘나는 누비길을 걷는다’ 저자 성남시청 이기행 주무관
  • 정민훈 기자
  • 승인 2018.06.19
  •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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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행 주무관4
“의외의 발견과 놀라움을 시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싶었습니다.”

지난 14일 오전 11시 성남시청 5층 로비에서 이기행 주무관(46)을 만났다. 이기행 주무관은 지난 1일부로 공무원 신분과 더불어 ‘작가’라는 명함을 얻게 됐다. ‘나는 누비길을 걷는다’라는 책을 펴낸 이 주무관은 “등산로와 관련된 업무를 맡으면서 누비길을 알게 됐다”며 “생각지도 못하게 책을 쓸 기회가 찾아왔고 많은 이들이 읽었으면 하는 바람에 책을 펴내게 됐다”고 소개했다.

이기행 주무관이 쓴 책은 성남시를 둘러싼 ‘누비길’을 소재로 하고 있다. ‘함께 더불어 누빌 수 있는 아름다운 숲길’이라는 뜻을 가진 누비길은 지난 2014년 성남시 경계 등산로 명칭 공모에서 선정된 이름이다. 이 길은 남한산성길, 검단산길, 영장산길 등 7개 구간(총 62.1㎞)으로 이뤄져 있다. 누비길은 제주도의 도보여행 코스인 ‘제주 올레길’처럼 길 조성이 잘 돼 있고 접근성이 높아 최근 많은 등산객이 찾는 곳이다.

이 주무관은 “누비길 조성공사 당시 산림전문가와 식생전문가 등과 함께 길을 걸으면서 그동안 알지 못했던 나무 이야기, 역사 이야기를 배우게 됐다”며 “그 시간 이후 나무에 대한 친근감을 갖게 됐고 평범한 숲길이 다르게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당시 느꼈던 생각과 느낌, 여러 에피소드를 책에 담았다”고 덧붙였다.

이 주무관이 펴낸 ‘나는 누비길을 걷는다’는 총 7개의 주제로 구성돼 있다. 이 책의 특징은 숲길을 소개하는 데 사진이 한 장도 없다는 것이다. 기행문의 경우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장소를 보여주는 사진이 실리는 데 이 책은 그렇지 않다. 수필 형식에 가까울 정도이다. 대학생 시절 문학동아리에서 활동한 그의 솜씨가 책 곳곳에 묻어 있었다.

이기행 주무관은 “‘나는 걷는다’의 저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는 은퇴할 나이가 되어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장장 1만 2천㎞를 오직 두 다리로 걸으면서 낯선 문화와 신비로운 자연풍광을 사진 한 장 없이도 감동적으로 담아냈다”며 “우연한 기회에 도심을 에워싼 숲길을 걸었을 때 처음에는 시큰둥한 마음이었으나 완주 후에는 올리비에가 체험한 장대한 실크로드의 이야기나 그림들이 내 주변에서 그리 멀리 있지 않음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해외로 갈 필요없이 우리에게 편하게 다가왔던 앞산과 뒷산이 명산 못지않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다”며 “숲길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보여줄 준비가 돼 있다”고 전했다.

성남=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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