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그리스 경제위기 극복과 변화
[세계는 지금] 그리스 경제위기 극복과 변화
  • 신길수
  • 승인 2018.07.11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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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가 오는 8월 약 10년간의 구제금융체제를 졸업하게 된다고 한다. 그리스는 2010년부터 3차례에 걸쳐 EU와 IMF로부터 3천260억 유로에 달하는 차관을 받아 왔다. 이제 8월부터는 구제금융에 의지하지 않고 독자적인 재정을 운영해 나갈 전망에 있다.

그리스가 회생한 비결은 EU 채권단이 요구하는 재정 긴축정책을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그리스 정부가 충실히 이행했기 때문이다. 2015년 그리스 총선시 치프라스 후보는 집권 중인 신민당 정부가 EU 채권단이 제시한 재정 긴축안을 받아들여 서민들의 고통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자신이 집권시 EU 채권단과 재협상해 재정 긴축정책을 대폭으로 완화하겠다고 선거 공약으로 내세워 당선됐다.

치프라스 총리는 그리스의 경제위기를 가져오게 한 부패한 기성 정치집단과는 달리 서민층, 노동자층의 이해를 중요시하는 신진 정치인으로서 그리스를 새로운 나라로 개혁해 낼 수 있는 인물로 기대됐다.

그러나 치프라스도 총리가 되어 초기에는 선거 공약을 이행코자 강경한 반 EU 노선을 표명했으나 EU 채권단과 구제금융 조건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2가지 이유로 EU 측에게 백기를 들고 이전의 신민당 정부와 마찬가지로 EU 측 제시안을 수용하고 만다.

첫째는 독일에서 제기된 ‘그리스의 EU 방출설’이었다. 독일 정부는 그리스가 재정 긴축정책을 수용치 않을 경우에는 사실상 EU가 그리스를 포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표명한다.

둘째 그리스 국민의 EU에 대한 태도였다. 재정 긴축정책으로 고통받은 서민층, 노동자층은 EU에 대한 반감이 커서 EU 탈퇴까지도 요구했으나, 여론조사에서 EU 가입 유지를 희망하는 국민이 50%를 넘었다. 그리스 국민은 EU 탈퇴가 마치 2등 국민으로 전락하는 느낌이 들기 때문에 재정 긴축조치가 가혹하더라도 EU에 남아 있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이로 인해 치프라스 총리는 EU 채권단이 요구하는 엄격한 재정 긴축정책을 수용할 수밖에 없었으며, 이에 불만을 품은 좌파 세력들에 의해 치프라스 총리의 재임은 1년 정도의 단기간으로 끝나고 반 EU 성향의 새로운 과격한 정부가 들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치프라스 총리는 현재까지도 집권 중이다. 그를 대체할 만한 국민적인 지지도를 갖춘 대안적 정치인이 구정치세력에서나 신진 좌파세력에서도 없기 때문이다.

그리스 경제의 회복은 EU 채권단이 주도해나간 그리스 정부의 재정 긴축정책의 결과이며 동정책은 국민의 고통에 기초하고 있다는 사실이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물론 재정 긴축정책을 국민이 저항하지 않고 순응하도록 그리스 정부가 지도력을 잘 발휘한 점도 평가받을 받을 만하다.

그리스의 국가 경제는 제조업이 거의 없는 관계로 관광업과 농업에 달렸다. 그리스가 세계적인 관광대국과 농업대국으로 성장해야 만 그리스는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한 경쟁의 세계화 시대에 걸맞은 사고와 의식의 개혁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내부 지향적이고 변화에 소극적이며 비효율적인 전통을 고수하고 이를 그리스의 긍지로 생각하는 자세를 바꾸어야만 그리스의 새로운 변모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신길수 前 주그리스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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