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8천350원' 을(乙)들의 한숨…기대·우려 '교차'
'최저임금 8천350원' 을(乙)들의 한숨…기대·우려 '교차'
  • 연합뉴스
  • 승인 2018.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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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점주·영세업자 "인건비 부담 커져"…알바 감축·가족운영 검토
저임금노동자, 환영 속 불안감…"경영난, 최저임금 인상 탓 아냐"
"자영업자 경영난 근본원인, 비싼 임대료·가맹점 수수료 때문" 지적도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천350원으로 결정되자 카페와 편의점 등 아르바이트 현장의 직원과 업주의 표정은 엇갈렸다.

15일 서울 종로구의 한 프랜차이즈 제과점 업주 이모(55·여)씨는 "이번 정부 들어 장사가 특별히 잘 되는 것도 아니고 임대료 부담은 여전한데 인건비 부담만 커졌다"며 울상을 지었다.

이씨는 "현재 제빵기사와 매니저 등을 포함해 고용한 인원들만 해도 10명은 된다"며 "고용된 인원이 많을수록 점주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는데 이런 식이라면 아르바이트생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소상공인들이 받는 타격도 충분히 고려해 정부가 대책을 마련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김모(47)씨는 "매출은 오르지 않고 인건비만 오르니 어찌해야 버틸 수 있을지 막막하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김씨는 "현재도 직원들 월급 주면 사실상 별로 남는 게 없다. 아르바이트를 없애고 가족들끼리만 편의점을 운영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덧붙였다.

커피숍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심모(29·여)씨는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 "아르바이트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하고 반가운 결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심씨는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한국 사회에서는 '알바 노동자'를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아르바이트생도 노동자고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에는 찬성하지만, 인상 폭이 가파른 것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종로구의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홍모(26)씨는 "기본적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인상 속도가 빨라 부작용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홍씨는 "점주들 입장에서는 인건비 인상이 꽤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며 "실질적인 최저임금을 줄이기 위해 각종 꼼수가 등장할 수밖에 없고 노동시장에서도 '암시장'이 생겨날 것"이고 말했다.

자영업자들이 경영난을 겪는 근본원인은 최저임금 인상 때문이 아니라 가맹점 수수료 때문이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왜 편의점 점주들은 매출액의 35~40%에 달하는 가맹점 수수료를 조절할 생각은 안 하느냐"며 "애꿎은 알바들에게 경영난의 책임을 돌리지 말라"고 지적했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물가상승, 고용감소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또 다른 트위터 이용자는 "최저임금인상은 물가 인상의 원인이 되고 실업자가 늘게 된다"며 "결국은 경제 대란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14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10.9% 오른 시간당 8천350원으로 결정했다. 국내 최저임금 30년 역사상 8천 원대에 접어든 것은 처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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