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 방학 코 앞…속타는 맞벌이 부부
어린이집 방학 코 앞…속타는 맞벌이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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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연수구에 사는 워킹맘 A씨(42)는 얼마 전 어린이집으로부터 1통의 안내문을 받았다. 안내문에는 오는 23일부터 2주간 어린이집 여름방학 기간이라는 내용과 함께 자율등원 통합보육 신청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다. 맞벌이 부부인데다 아이를 맡길 곳이 없었던 A씨는 2주 모두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겠다고 했다. 그러자 어린이집 원장은 “이번에 등교하는 아이는 A씨 아이 뿐”이라며 사실상 아이를 보내지 말라고 종용했다. 결국 A씨는 1주일은 남편과 A씨가 번갈아 휴가를 내기로 했고, 나머지 1주일은 베이비시터를 고용하기로 했다.

어린이집이 자체적으로 시행하는 방학 기간을 앞두고 맞벌이 부부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15일 교육당국에 따르면 영유아보육법 및 보건복지부 지침상 어린이집은 통상 보육교사의 하계휴가 사용 등을 이유로 한 방학은 허용되지 않는다. 다만, 보호자 보육 수요조사를 통해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휴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이 경우에도 맞벌이 가정 등을 위해 당번교사를 두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 어린이집은 여름과 겨울 2차례 방학을 하고 있다.

보육 수요조사가 진행되기는 하지만, 자율등원을 하겠다고 신청하면 따가운 눈초리가 돌아와 이 역시 쉽지 않다는 게 맞벌이 부부들의 하소연이다.

남동구에 사는 워킹맘 B씨(36) 역시 “자율등원 수요조사라면서 ‘선생님들도 이럴 때 아니면 못 쉬잖아요’라는 말을 덧붙이는데 어떻게 아이를 보낼 수 있겠느냐”며 “게다가 꼭 방학은 7월말에서 8월초에 하는데, 그때가 가장 성수기다 보니 휴가를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지자체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 어린이집 관계자는 “방학을 하면 안된다고는 하지만 제대로 단속을 하지 않으니 그냥 당직교사 없이 방학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차피 동의서만 받으면 괜찮다는 게 정부 입장이다보니 학부모들에게 암암리에 압박하게 되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방학 중 공동보육이 가능한 별도의 시스템을 만들거나 휴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지자체 차원에서 실시하도록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라고 했다.

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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