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론] 소년법 개정 논란… 엄벌과 교화의 딜레마
[인천시론] 소년법 개정 논란… 엄벌과 교화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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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 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등 미성년자가 벌인 짓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잔인한 범죄행각이 연이어 터지면서 10대 청소년범죄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이후 논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지른 10대 가해자들이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다는 점에 대한 분노와 함께 이를 가능케 하는 소년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지에 대해 ‘엄벌주의’와 ‘교화 우선’이라는 찬반 양측의 대립이었다.

최근 관악산 집단 폭행사건은 일부 삐뚤어진 10대들이 소년법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가해학생들은 피해여고생을 노래방과 관악산 등으로 끌고 다니며 집단 폭행에 성추행까지 저질렀다. 그로 말미암아 피해여고생은 온몸에 멍이 들었고, 소변통을 차고 다니며 식도에 호스를 껴서 걷지 못하는 등 매우 위중한 상태다. 하지만, 가해학생들은 “길어야 소년원 2년”이라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등 일말의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소년법에 따르면, 19세 미만이면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해당하는 범죄를 저질러도 15년의 유기징역(특정강력범죄는 20년)으로 처벌된다. 또한, 10살 이상 14살 미만의 소년을 ‘촉법소년’으로 분류하고, 형사처벌 대신 사회봉사, 보호관찰, 소년원 송치 등 보호처분을 받도록 하고 있다. 결국, 소년원 송치가 촉법소년에게 내려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처분이지만, 이마저도 보호기간이 2년을 초과할 수 없다.

이렇듯 10대들의 범죄행각은 날로 흉악해지는 반면 그에 상응한 형사처벌은 불가한 현실에서 최근 소년법을 폐지 또는 개정하여 소년범에 대한 형사처벌을 강화하자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 아동의 형사책임연령을 12세 이상으로 권고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소년법을 폐지하는 것은 어려워 보인다. 오히려 최근 법무부의 촉법소년 연령을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의 소년법 개정안이 더 현실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촉법소년 기준 연령을 낮춰 형사처벌의 대상을 넓히는 것만으로, 10대들의 범죄가 감소할지는 의문이다. 소년이 아직 미성숙한 인격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년을 처벌하기보다는 교화하여 사회의 건전한 구성원으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소년법 개정의 큰 틀이자 목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특히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10대들은 어린 시절 제대로 된 훈육을 받지 못하고 가정폭력 등에 노출되는 등 비정상적인 성장과정을 거쳐 범죄의 길로 접어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따라서 소년법 개정은 효과적인 교화 프로그램의 정립은 물론이고, 소년이 재범하지 않도록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는 법률뿐 아니라 교육·사회복지·의료서비스까지 모두 연계하여 이루어져야 하는 사회적 대수술이 되어야 한다. 소년범죄를 엄벌주의로 다스리는 것은 소년전과자를 양성하는 악순환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결국, 소년이 저지른 범죄에 대한 책임을 온전히 소년에게만 부담토록 하는 것은 어른들의 비겁한 책임회피일 뿐이다.

이승기 법률사무소 리엘파트너스 대표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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