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한일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 신 선언 나올까
[세계는 지금] 한일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 20주년, 신 선언 나올까
  • 박성빈
  • 승인 2018.08.15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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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관계는 지금 ‘위기’에 놓여 있다. 2012년부터 한일 관계의 악화가 본격화되었는데 그 이전의 관계를 되돌아본다면, 김대중 전 대통령 때에 한일 관계는 전성기를 맞이했었다. 1997년 외환위기에 빠진 한국 입장에서 보면, 일본과의 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그만큼 당시 대통령으로서는 일본과의 관계 개선은 필수적인 선택이었다. 단 김 전 대통령이 당시 일본과의 관계 개선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었던 것은 김 전 대통령의 일본과의 오랜 인연이 작용했다.

김 전 대통령만큼 대통령이 되기 전부터 일본에 알려진 인물은 없다. 이는 일본에 망명 중이던 김 전 대통령이 1973년 8월 일본 도쿄의 호텔 그랜드팰리스에서 납치된 사건(김대중 납치사건) 때문이다. 그 이후 일본에서는 김 전 대통령에 대한 구명 운동이 확산했고, 김 전 대통령은 민주화의 상징으로서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김 전 대통령은 일본어에 능통했으며, 오랜 일본생활 등으로 일본에 풍부한 인맥을 가지고 있었다. 김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 취임하고 나서, 1998년 10월8일 일본의 오부치 수상과 한일공동선언(21세기의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1998년 한일공동선언에서는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 이래 구축되어 온 한일 간의 긴밀한 우호 협력관계를 보다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켜, 21세기의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을 구축한다는 공통의 결의를 선언했으며 구체적인 행동계획을 수립했다. 

2002년 한일공동월드컵은 한일관계를 더욱 발전시켰다. 공동선언 직후 김 전 대통령은 일본대중문화 전면개방을 발표했다. 이를 계기로 한국에 일본대중문화가 속속 들어왔으며, 한편 일본에서는 ‘한류’ 붐이 형성되었다. 특히 2002년 한국에서 히트를 친 ‘겨울연가’는 2003년부터 일본에서 방영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이는 일본 내 ‘한류’를 일으키는 계기가 되었다.

최근 올해 한일공동선언 20주년을 맞이해, 신 한일공동선언을 발표하고, 이를 한일 관계 개선의 계기로 활용하자는 구상이 확대되고 있다. 사실 이러한 구상에 대해서 한국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했다고 할 수 있으며, 일본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에서도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달 일본 외무성에는 한국을 전담하는 북동아시아1과가 신설되었다. 새롭게 설치된 북동아시아1과의 과장으로 임명된 나가오씨는 주한 일본대사관 근무경험이 있는 등 일본 외무성 내 한국통으로 알려졌다. 고노 다로 외무대신은 지난달 27일 올해 10월 1998년 한일공동선언이 20주년을 맞이하는 것을 고려해 문화ㆍ인적 교류확대에 관해서 논의하는 전문가 회의를 설치할 것을 발표했다.

실제로 올해 10월에 한일 정상 간에 ‘공동선언’이 발표될 수 있을까. 단정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최근에 한일 양국 내에서 신 공동선언 준비가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등 긍정적인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은 분명하다. 

20년 전과 비교해 한일 관계를 둘러싼 환경은 급격하게 변화했으며,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1998년 한일 공동선언이 지금도 주목을 받는 것은 이를 계기로 실제 한일 관계가 급격하게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실행력이 있는 신 한일공동선언이 발표되기를 기대해 본다. 

신 한일공동선언이 발표되었다고 해서, 한일관계가 이것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도 한일 간에는 정치적 갈등이 반복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한일 간의 정치적 갈등이 있는 경우에도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신뢰를 유지하고, 경제문화 교류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박성빈 아주대 국제학부장·일본정책연구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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