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박남춘號 협치, 작은 소리 놓치면 말의 성찬에 그친다
[데스크 칼럼] 박남춘號 협치, 작은 소리 놓치면 말의 성찬에 그친다
  •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 승인 2018.08.17
  • 19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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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늦더라도 시민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합의하며 가겠습니다.”

민선 7기 박남춘 인천 호의 화두는 단연코 ‘협치’다. 민선 7기는 ‘시민이 시장인 시 정부 만들기’ 프로젝트로 민·관협치위원회를 10월께 출범할 계획이다. 위원회를 협치 시정의 최고 협의·조정기구로 삼아 주민자치제의 혁신을 이루겠다는 구상이다.

내년도 주민참여예산도 당초 계획인 15억 원에서 180억 원으로, 2022년에는 500억 원까지 파격적으로 증액한다. 민관협력담당관도 신설한다.
협치를 위해 시민단체와 노동계 등 다양한 창구를 통해 지속적인 소통을 해 나가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민선 7기의 민·관 협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들이다.
하지만, 지역 민심은 왠지 민선 7기의 협치 행보에 냉랭하다.
박 시장 취임 50일이 다가오지만, 행사 일정만 있고, 협치를 위한 민생 행보는 안 보인다는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민선 7기가 내놓은 민·관 협치 조직개편에 대해서도 협치 대상이 누구이며, 대체 누구와 협의해 협치 조직을 구성했는지 궁금하다는 반응도 적지 않다. 민이 아닌 관 주도 협치라는 독설도 나온다.

협치의 기본이 사람을 만나고, 의견을 들으며 민심과 정치 철학이 소통하는 것인데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 중심 협치를 강조하는 박 시장이 취임 후 얼마만큼의 시민을 만났고, 어느 시민단체와 어떤 협치를 논의했는지 박 시장에게 직접 물어봐 달라는 주문도 들린다.

(박 시장 입장에서는) ‘시정 파악 등 시민을 만나기 위한 준비시간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인천시장 당선 유력이 뜬지 벌써 몇 개월인데 그동안 무얼 했나, 소통할 준비가 안 됐으면 그 이유라도 설명해 주시던가”라는 싸늘한 반응이 돌아온다.

물론 이 같은 반응들은 일각의 주관적 견해이거나, 오해 섞인 불만일 수도 있다.
또 수많은 협치 행보를 박 시장이 일일이 직접 나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소수이거나 민선 7기 철학과 다른 의견도 듣고, 포용하며 천천히 가겠다는 것이 민선 7기의 협치 철학 아닌가.

문제는 소수이든 오해이든 민선 7기 협치에 대한 의구심이 표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작은 의구심이 불신으로 굳혀지고, 불신이 갈등으로 치달으면 협치를 내세우기 궁색해진다.
시청 내부에서도 협치 시스템이 가동되는 과정에서 관·관 또는 민·민 갈등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협치를 위한 행정조직이 신설되고, 시민의 시정 참여 기회가 늘어날 수도 있겠지만, 협치 테이블에 앉게 될 이해 당사자 중 누구 하나가 과연 내 이익을 협치에 양보하겠느냐는 것이다.
협치 과정의 예상치 못한 갈등이 협치와 시정의 골든타임을 모두 놓치게 할 수 있다는 걱정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민선 7기의 심사숙고가 필요한 시점이다. ‘협치’에 앞서 치열한 논쟁이 필요치는 않은지, ‘협치’를 한다면 어떤 방법으로, 어느 방향으로 가야할 지…. 협치가 말의 성찬에 그치는 불행이 없도록 말이다.

유제홍 인천본사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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