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며 읽는 동시] 손글씨 편지
[생각하며 읽는 동시] 손글씨 편지
  • 송시연 기자
  • 승인 2018.08.22
  • 18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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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글씨 편지

엄기원



옛날엔
편지를 손글씨로 썼다
종이 한 장 펴놓고


생각을 다듬어
한 줄 두 줄 편지 사연 속엔
따뜻한 마음, 정성이 가득


글씨가 비뚤배뚤
받침이 틀려도
편지 쓰는 얼굴에 번지는 미소!


그런 편지 한 장 받고 싶다
스마트폰에 찍힌 문자는 도무지
편지 같지 않아서…



학창시절의 추억 가운데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 중 하나는 편지 쓰기였다. 고향을 일찍 떠나온 나는 좋아하는 연상의 여학생을 만나는 방법이 편지밖에 없었다. 사흘이 멀다 하고 밤을 꼬박 새워가며 썼던 편지! 지금 생각하면 내 문학의 시발점은 바로 그 편지 쓰기였다. 요즘은 휴대폰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당장이라도 통신이 가능하지만 당시엔 편지가 유일한 방법이었다. 편지는 정성 없이는 쓸 수 없는 통신이다. 우선 종이와 펜이 있어야한다. 여기에 편지를 쓸 만한 장소도 있어야 한다. 그것만 가지고 편지가 되느냐 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마음속의 생각을 다듬고 이를 풀어내야 한다. 그런 후 한 자, 한 자 정성을 모아 써야 하는 손글씨. ‘글씨가 비뚤배뚤/받침이 틀려도/편지 쓰는 얼굴에 번지는 미소!’. 편지를 써 본 사람만이 느낄 수 있는 설렘과 행복감을 이 동시는 보여주고 있다. ‘그런 편지 한 장 받고 싶다/스마트폰에 찍힌 문자는 도무지/편지 같지 않아서…’. 요즘 같은 시대에 편지라니? 그렇게 생각할 사람도 있겠지만, 손글씨 편지는 문자 이전에 ‘마음’이요, ‘정성’이란 생각이 든다. 막바지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서 정다운 이가 보낸 편지 한 장 정말이지 읽고 싶다.


윤수천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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