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서귀포 이전
[세계는 지금]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서귀포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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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시형
▲ 이시형

외교부 산하기관인 한국국제교류재단(Korea Foundation, KF) 본부가 서귀포 이전을 완료했다. 10년 전 시작된 공공기관 지방이전 결정 과정에서 제주도가 국제평화의 섬, 국제교류의 메카를 꿈꾸며 유치한 기관 중 하나인 KF가 제주시대를 열게 된 것이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밀집돼 정부기관과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포함한 지방 균형발전 정책은 피할 수 없는 대안이나, 이전에 따른 비용과 비효율을 극복하고, 취지를 살리려면 이전기관과 지자체간 창의적인 협력이 지속해야만 한다.
KF는 1991년 설립 이래 세계 100여 개 대학에 한국어, 한국 관련 학문을 강의할 수 있도록 교수직이나 교수 요원을 지원하고, 도서관에 자료를 제공하며, 영국박물관 등 28개 박물관에 한국실(Korea Gallery)을 설치했다. 인적교류를 통해 거의 모든 나라에 한국의 친구들을 만들고, 1.5트랙 대화 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해 외국의 여론주도층 인사들에게 우리 외교정책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세계의 구석구석에서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한국 문화의 수요를 맞추기 위해 밤낮없이 뛰어왔다. 2016년 발효한 공공외교법에 따라 KF는 공공외교 수행기관으로 지정될 만큼 이 분야에서 독보적 전문성을 인정받게 되었다.
공공외교란 세계에 한국의 문화, 역사, 정책 등을 두루 알려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향상시키는 일이라 할 수 있다. 영국의 Portland Communications와 미국 남가주대학(USC) 공공외교센터는 매년 주요국 소프트파워 역량을 평가하는데, 최근 발표한 2017년도 순위에서 한국은 20위를 차지했다. 우리의 소프트파워가 근래 상당히 향상되고는 있지만, GDP, 무역, 군사력 등 하드파워 역량이 세계 10위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공공외교의 첨병인 KF의 역할은 여전히 막중하다 하겠다.
막중한 국가적 과업을 수행하는 KF의 서귀포 혁신도시 이전 계획이 확정된 후 지금까지 서울을 떠날 수 없어 부득이 재단을 떠난 직원도 적지 않아 종합적인 역량의 누수도 만만치 않다. 이전기관 전례에 비추어 제주 근무 초반 재단을 떠나는 경우도 없지 않을 것이다. 서울과 제주의 차이는 대체로 상상할 수 있었으나, 제주시민이 느끼는 멀고 먼 서귀포는 새로운 발견이며, 심지어 서귀포 구시가지와 혁신도시가 있는 신시가지 간의 여러 가지 차이는 외지인으로서 알기 어려운 현실이다. 이전 기관의 일반적 어려움에 더해 KF의 일상사인 해외출장이 ‘서귀포-제주-김포-인천-해외’와 그 역순으로 전개되면서 여러모로 추가부담이 예상된다. 고위급 방한초청인사의 관리, 주한외교단과의 협업, 외교부와의 회의 등 서울에서 전개되는 업무를 위해 한 주에도 두세 차례 서울을 오가는 간부직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도 전처럼 쉽지만은 않게 되었다.
제주 이전에 따라 복합적 도전에 직면한 KF에게 부여된 임무는 분명하다. 첫째, 여느 이전 기관과 마찬가지로 재정적·시간적 추가비용을 감내하면서도 업무의 질은 개선하고 그 양은 확대해야 한다. 둘째, 지방에 정주하면서도 공공외교 전문기관으로서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국가사업의 주체라는 정체성을 유지해야 한다. 셋째, 정체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지역 내 다양한 기관들과 협업 가능성을 함께 모색하면서 지방이전의 취지에 부합하는 새로운 업무영역을 개척해야 한다. 


이시형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前 주OECD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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