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체복무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사설] 대체복무제는 국민이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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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 기관으로 교도소와 소방서 등을 우선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관이 대체로 합숙 가능한 시설을 보유하고 있고, 대체복무 인력을 가장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와 병무청은 이달 말까지 대체복무제 정부안을 담은 병역법 개정안을 마련하고, 공청회와 입법예고,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2020년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6월 대체복무제가 명시 안 된 현행 병역법 조항을 ‘헌법 불합치’로 결정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대체복무제 도입을 가능하게 했다.
이번 병역법 개정에서 정부는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첫째, 용어의 선택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란 말은 이젠 없어져야 한다. 이들 대부분은 특정 종교의 교리를 따르는 사람들이다. 어떤 이는 양심적 병역거부의 ‘양심’은 사전적 의미의 양심이 아니라 종교적·법률적 의미의 양심이라고 궤변을 늘어놓지만, 대다수 국민은 병역거부에 ‘양심’이란 말을 붙이는데 분노를 느낀다. 굳이 표현한다면 ‘종교·신념에 따른 병역거부자’ 정도가 온당하다.
훈련소에서 돌아온 자식의 사복 보관박스를 보고 눈물짓는 부모들에게 ‘양심’ 운운하는 것은 모독이다.
둘째, 대체복무의 기간과 형태가 국민의 감정적 눈높이에 맞아야 한다. 국방부는 대체복무자들이 현역병 복무기간보다 2배 더 근무하고 합숙을 원칙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단은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
그들은 종교적 신념을 택한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대체복무를 허용한다면 지금의 정부안보다 훨씬 혹독해도 기꺼이 감수할 사람들이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발의한 대체복무 법안에는 ‘지뢰 제거’가 1번으로 명시돼 있는데 너무 징벌적이고 보복성이라는 의견이 많다. 대체복무는 그들에게 고통을 주는 게 아니라 국가가 처한 현실과 개인의 종교적 신념, 국민정서와의 접점을 찾는 데 있다.
셋째, 연간 500∼600여 명으로 예상되는 집총 거부 등 병역거부자들을 심사하는 기구나 기능을 정부 어느 부처에 둘지도 이번에 결정해야 한다.
대체복무제가 허용되면 지원자가 갑자기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대체복무 심사는 종교·심리·법률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한 복합영역에 속한다. 양심을 핑계로 장난치는 사람들을 골라내는 일이 쉽지 않다. 대체복무 기간이 2배에 달하고 합숙을 한다면 상당수의 가짜는 골라낼 것이나, 그들을 처벌하고 공직 제한 등 사회적 제재를 담당할 부서가 필요하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은 달라진 시대상의 반영이라고 말하지만, 대체 복무제가 병역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거나 병역을 거부하는 풍조로 이어져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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