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연봉 1억 원인데 아동수당 주는 게 보편복지인가
[데스크 칼럼] 연봉 1억 원인데 아동수당 주는 게 보편복지인가
  • 최원재 문화부장
  • 승인 2018.08.31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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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수미 성남시장이 지난 28일 기자회견을 열어 소득 규모와 상관없이 6세 미만 아동을 둔 모든 가정(4만 3천여 명)에 아동수당 100%를 지급하겠다고 발표했다. 체크카드로 11만 원을 매달 아동수당 지급일(25일)에 입금하는 방식이다.

은 시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성남시는 차별 없는 복지라는 기존 취지를 실현하고자 만 6세 미만의 모든 아이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할 것”이라면서 “정부 방침보다 1만 원을 더 보태 성남지역 대상 아동 4만 3천여 명 가정에 11만 원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는 당초 부모의 소득과 관계없이 만 6세 미만의 모든 아이에게 아동수당을 지급하고자 했지만, 국회 협의 과정에서 소득 상위 10% 아이들이 제외됐다”며 “국가가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지고, 모든 아이가 차별 없이 아동수당을 지급받도록 국회에서 다시 논의해 주시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정부는 오는 9월부터 0세부터 만 6세 미만(0~71개월)의 아동이 있는 가구의 소득인정액이 선정기준액(2인 이상 전체 가구의 소득 하위 90% 수준) 이하인 경우 월 10만 원씩 지급함으로써, 아동의 건강한 성장 환경을 조성하여 아동의 기본적 권리와 복지 증진에 기여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최근 경기도 산하기관 간부들과 식사를 했다. 식사 도중 아동수당 얘기가 나왔다. 맞벌이 부부인 한 직원에게 물었다. “연봉이 많아서 아동수당 못 받으시죠.” 그 직원은 “당연히 받죠. 소득은 높지만 전세로 살고 있는데다 보유자산이 많지 않아 소득 하위 90%에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 옆에 직급이 높은 간부도 아동수당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아니 연봉이 ‘0’인 사람도 11만 원을 주고, 연봉이 1억이 넘는 사람도 11만 원 주는 게 복지 형평성이 맞아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는 것인가. 이거 너무 바보 같은 얘기 아닌가. 그렇다면 교육 형평성을 맞추기 위해 문장을 완벽하게 작성하고 맞춤법도 정확한 학생과 한글을 아직 모르는 학생에게 동일하게 ‘ㄱ, ㄴ, ㄷ’ 등 자음 모음을 교육하는 게 형평성이 맞는 것인가.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 두 가지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국민 모두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보편적 복지는 형평성이 높은 반면 효율성이 낮고 비용이 많이 든다. 이에 비해 필요로하는 사람에게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택적 복지는 형평성은 낮으나 효율성이 높고 비용이 적게 든다.

특히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퍼주기식 보편적 복지정책은 지양돼야 한다. 특히 아동수당, 청년수당, 노인수당과 같이 연령을 정해 놓고 현금을 주는 정책은 보편적 복지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고 본다. 현 시점에서 해당 연령대에 포함돼 혜택을 보는 사람과 혜택을 받지 못하는 사람은 어떻게 형평성을 맞출 것인가. 보편적 복지를 실현한다는 것은 개인 수준에 따른 맞춤형 복지를 시스템화하는 것이 보편적 복지를 실현하는 것이다.

미래 복지정책은 철저하게 개인의 특성에 따라 맞춤형 복지를 실현해 복지 소외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1인당 소득 수준, 자산 규모, 소득 발생의 연속성, 고용 안정, 부양가족 등 개인별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개인에게 지급되는 복지비용을 책정하면 된다. 이런 얘기를 하면 그걸 누가 공정하게 할 수 있냐고 질문한다.

답은 간단하다. 개인별 데이터를 입력해 인공지능(AI) 컴퓨터가 분석하고 예산 규모에 따라 지급액을 계산하면 된다. 아동수당, 청년수당, 노인수당이 아니라 그냥 기본소득과 같은 복지수당을 개인별로 지급하면 되는 것 아닌가. 국민 개인의 특성에 맞게 철저하게 맞춤형 복지정책을 펼치면 ‘복지 사각지대’라는 말은 자연히 사라질 것이고 진정한 보편적 복지가 실현되는 것이다.

최원재 문화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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