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 서울올림픽 스타의 현재를 조명하다] 조용철 대한유도회 상임부회장
[88 서울올림픽 스타의 현재를 조명하다] 조용철 대한유도회 상임부회장
  • 황선학 기자
  • 승인 2018.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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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역사상 유일한 헤비급 2연속 메달리스트
“아쉬움은 있지만 메달 딴 것만으로도 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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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아쉬움도 많았지만, 돌이켜보면 메달을 딸 수 있었던 것도 제겐 큰 축복이었습니다.”
1984년 LA 올림픽과 1988년 서울 올림픽 유도 헤비급(+95㎏급)에서 거푸 동메달을 획득한 조용철(58ㆍ용인대 유도경기지도학과 교수) 대한유도회 상임부회장은 비록 금메달은 아니었지만, 그 보다도 더욱 값진 한국 유도사에 길이 남을 위업을 이뤄냈다. 

첫 올림픽 출전인 LA 대회에서 헤비급 사상 최초로 동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4년 뒤 안방에서 열린 서울 대회에서 2회 연속 메달을 획득해 110년 한국 유도 역사상 유일한 헤비급 연속 메달리스트로 남아있다.

당시 조용철 선수의 서울 올림픽 동메달은 한 편의 인간승리 드라마였다. 1985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획득하고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 후 오른쪽 무릎 십자인대의 심각한 손상으로 선수생활을 계속하기 어렵게 되자 은퇴를 결심했었다. 좌절감 속에 실의의 나날을 보내던 그는 김정행 대한유도회 부회장으로부터 서울올림픽 출전을 권유받고, 부상의 고통을 초인적인 정신력으로 이겨낸 끝에 자신의 두 번째 올림픽 무대에 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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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 서울올림픽 유도 헤비급(+98㎏급)서 동메달을 획득한 조용철(사진 오른쪽 두번째).

끝난 줄 알았던 올림픽 무대에 다시 서게 된 그에게는 개인적인 영광이자 다른 한편으로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직책이 주어졌다. 아픈 몸을 이끌고 경기에 나서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올림픽에 대한민국 선수단을 대표해 태극기를 들고 입장하는 ‘기수(旗手)’로 선정된 것이다. 

서울 올림픽 폐막을 하루 앞둔 1988년 10월 1일 장충체육관. 조용철은 유도경기 마지막날 +95㎏급 경기에 나섰다. 부담감 속에서도 타고난 힘과 부단히 연마한 기술을 바탕으로 가뿐히 4강에 오른 그가 맞닥뜨린 상대는 국제대회에서 번번히 맞선 ‘숙적’ 사이토 히토시(일본)였다. LA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사이토를 상대로 조용철은 1985년 서울 세계유도선수권 대회 결승서 맞붙어 왼팔 꺾기로 기권승을 거두고 우승했으나, 이듬해 서울 아시안게임에서는 결승서 패해 은메달에 머물렀다. 

질긴 인연을 이어가던 그는 서울 올림픽 준결승전서 사이토를 상대로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경기 종료 15초를 남기고 애매한 상황에서 지도를 받았다. 억울함에 항의하다가 또다시 지도를 받는 바람에 패해 결승에 오르지 못하고 패자부활전서 동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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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4회 서울 세계유도선수권대회 남자 헤비급에서 우승한 조용철이 시상식서 환호하고 있다.

첫 금메달의 기회를 아쉽게 날린 그는 이듬해부터 모교에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 후진을 양성한 그는 이후 모교와 국가대표팀에서 수 많은 세계선수권 및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을 배출해내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뿐만 아니라 대한유도회 전무이사를 거쳐 지난 2017년부터는 유도행정 총 책임자인 상임부회장으로 탁월한 행정 능력을 발휘하고 있으며, 1994년부터는 아시아유도연맹 사무총장을 8년간 역임하고 현재는 본(本·KATA) 교육보급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 올림픽의 영광을 뒤로 30년간 대학 교수이자 유도 행정가로 한국 유도 발전에 큰 족적을 남긴 조용철 부회장은 “30년 세월이 지나면서 한국 유도가 많은 발전을 가져왔고, 세계 유도의 흐름 역시 여러 차례 변화의 물결이 몰아쳤다”면서 “과거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렸던 유도가 부상 우려로 인해 최근 다이내믹한 여러 기술들이 없어진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30년 지도자와 학자, 체육 행정가로서의 연륜이 물씬 묻어나는 조용철 부회장의 뇌리 속에는 여전히 88 서울올림픽에서의 도전과 환희, 그리고 아쉬움의 순간이 생생하게 각인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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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_황선학기자  사진_조태형기자·경기일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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