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주도 근로자도 ‘우울한 추석’…긴 불황에 물가 치솟고 성과급도 없어 깊은 시름
사업주도 근로자도 ‘우울한 추석’…긴 불황에 물가 치솟고 성과급도 없어 깊은 시름
  • 구예리 기자
  • 승인 2018.09.05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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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시에 있는 섬유회사 ‘삼리염연’ 대표 최성택씨(65)는 다가오는 추석이 두렵기만 하다. 그의 회사는 수입하는 원자재 염료 물가가 지난해보다 정확히 두 배나 올랐지만, 가격경쟁력 때문에 수출(판매)단가는 올리지 못하면서 매출이 작년과 비교해 급감해 버렸다. 

여기에 올 들어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의 여파로 직원들 급여와 추석 성과급 지급에 대한 부담감이 가중되면서 명절을 앞두고 하루하루가 초조하기만 하다.

최 대표는 “추석을 앞두고 보너스라도 더 챙겨주지 않나 내심 기대하는 직원들의 눈초리에 겁이 날 정도”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화성 소재 한 부품생산업체에서 근무하는 S씨(60)도 추석이 달갑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S씨의 회사는 거래처 의뢰 전화가 작년보다 90%나 줄었고, 주문 역시 반토막이 났다. 6천만 원에 달하던 월매출은 올 상반기부터 차츰 감소해 지난달에는 1천만 원에 그쳤다. 일감이 줄면서 회사는 이번 추석연휴 기간 완전히 문을 닫기로 했다. 올해 설 명절까지만 해도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한 연휴 근무로 성과급을 두둑이 챙길 수 있었지만, 이번 추석은 사정이 다르다.

S씨는 “명절마다 회사에서 받았던 50만 원 정도의 떡값을 요긴하게 썼는데 올 추석은 성과급을 받기 어렵게 됐다”며 “물가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데 돈은 안 나오고 부담만 되는 명절이 될 것 같다”고 토로했다.

고양의 한 대형카페 매니저로 2년째 근무 중인 C씨(25ㆍ여)는 업주가 경영난을 이유로 명절 때마다 주던 성과급 대신 이번 추석은 작은 선물로 대체하기로 했다는 말을 듣고 우울하기만 하다.

긴 불황의 여파로 추석을 앞두고 주는 사업주나 받는 근로자 모두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상당수 기업이 상여금을 포기한데다 추석 물가에도 비상이 걸리며 ‘두려운 추석’이 되어버렸다.

4일 경인지방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8월 경기도 소비자물가동향’을 보면 8월 경기도 소비자물가지수는 104.97로 전월대비 0.6%, 전년동월대비 1.4% 각각 올랐다. 기록적인 폭염으로 농축수산물은 전달보다 8.2%, 전년동월보다 2.6% 각각 상승하며 전체 지수를 끌어올렸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올해 추석 차례상 비용이 약 30만 원(4인 가족 기준)으로 지난해(24만 9천 원)보다 20% 더 들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성장지표도 암울하다. 한국은행의 ‘2018년 2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397조 9천592억 원으로 전 분기보다 0.6% 증가에 그쳤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가 부진하며 정부의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2.9%) 달성에도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박노우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장은 “최근 각종 대내외 환경 변화로 추석 명절을 앞둔 중소기업 현장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정부의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구예리ㆍ김해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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