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줄줄 새는 민간보조금, 운영체계 대수술해야
[사설] 줄줄 새는 민간보조금, 운영체계 대수술해야
  • 경기일보
  • 승인 2018.09.05
  •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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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가 각종 민간단체에 지원하는 보조금이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감사관실이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경기도에서 보조금을 받은 민간사업자 1천213곳을 감사한 결과, 74개 단체에서 125억7천900만 원 상당의 보조금을 부정 집행한 것으로 확인했다. 부적정하게 선정된 단체가 30개, 부적정하게 보조금을 집행한 단체가 8개, 보조금을 부적정하게 정산한 단체가 44개(이상 중복 지적 사항 포함) 등이다. 3년간 지원한 도비 민간보조금은 총 3천327억 원이다.
지방재정법 개정안은 공모와 지방보조금심의위원회를 거쳐 보조사업자를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경기도청 11개 부서는 정상적 공모를 거치지 않고 기존 보조사업자 30곳을 임의로 지원대상에 선정했다. 이들에게 투입된 보조금만 88개 사업 119억1천300만 원에 이른다.
보조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하다 적발된 단체도 있다. 모두 8곳에서 보조금 4억8천800만 원을 무등록업체와 계약하거나 지방세를 포탈했다. 3개 병원은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현장응급의료지원차량 구매비용으로 6억9천만 원을 지원받았으나 의료기기 판매업체가 아닌 무등록 자동차업체로부터 사들였고, 병원에 차를 공급한 업체는 거래명세서와 견적서를 허위로 작성해 세금 500만 원을 떼먹었다.
다른 용도로 보조금을 사용하거나 허위 증빙자료를 내 정산한 사례도 있다. 모두 44곳으로 부적정하게 사용한 보조금만 1억7천800만 원이다. A단체는 현장교육 보조금 4천만 원을 관광성 경비로 사용했고, B단체는 강의를 하지도 않고 허위로 서류를 꾸며 강사료 100만 원을 가로챘다. C단체는 1억4천500만 원 상당의 물품을 법을 위반하며 수의 계약했다.
경기도는 그동안 직속 기관ㆍ사업소, 공공기관, 시ㆍ군 보조금에 대해선 정기 감사를 해왔지만 도청내 부서를 대상으로 한 민간보조사업 감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감사에서 드러났듯 ‘관행적’ 업무 처리로 사업자 선정부터 집행, 정산까지 규정을 벗어난 엉터리가 많았다. 심지어 1992년부터 24년간 공모없이 보조금을 지급한 사례도 있다.
도민의 혈세가 줄줄 새고 있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세금을 공익적 목적에 맞게 유용하게 써야 하는데 엉뚱한 곳에 멋대로 쓰다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보조금을 눈먼 돈, 쌈짓돈이라 생각하니 그런 행태를 보이는 것이다. 누군가의 배를 불리거나 목적과 다른 일에 쓰이는 일이 없도록 대상 선정부터 엄격하게 따져 세금이 새는 것을 막아야 한다. 빼돌렸거나 잘못 쓰인 보조금 환수는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 보조금이 원칙에 따라 투명하고 공정하게 쓰이도록 관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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