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에 침묵] 도지사도 단체장도 여당이 독식… “안돼” 목소리 못내고 눈치만
[공공기관 지방이전 추진에 침묵] 도지사도 단체장도 여당이 독식… “안돼” 목소리 못내고 눈치만
  • 경기일보
  • 승인 2018.09.06
  •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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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이전 땐 슬럼화 뻔하지만… 당내 관계·도민 이익에 갈팡질팡
道부터 입장표명 유보… 고양 이재준·의왕 김상돈 시장은 “결사저항”
▲ 민선 7기 시장군수 간담회 단체사진

경기지역 공공기관들이 무더기로 지방에 이전한 ‘2007년 악몽’이 다시 현실로 다가왔다. 상권 파괴와 슬럼화로 지역을 망가뜨릴 수 있는 대형 정책이지만 도내 단체장들은 한목소리로 ‘이전 반대’를 외치지 못하고 있다. 집권 여당이 도지사를 비롯해 대부분 시ㆍ군 단체장을 독식한 가운데 당 대표를 선두로 한 정책 드라이브를 앞두고 도민의 이익과 당내 관계를 저울질하는 모양새다.

5일 경기도와 31개 시ㆍ군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소속 단체장은 전날 이해찬 민주당 대표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추진 의사’에 대해 이전 찬성 및 반대로 의견이 갈렸다. 이 대표가 지목한 ‘2차 공공기관 이전 프로젝트’ 중 도내 기관은 18곳이다. 18곳은 성남 9, 고양 3, 안양 3, 수원 1, 의왕 1, 용인 1곳이며 모두 단체장이 민주당 소속이다. 2007년 참여 정부가 ‘국토 균형 발전’을 앞세워 옮겨진 1차 이전 대상(52곳)과 비교해 3분의 1 이상이다.

노무현 정부가 2004년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을 제정하면서 본격 추진한 이전 작업은 현재까지 이어졌고, 공공기관의 이전이 진행됐거나 진행 중인 곳들의 피해는 막심하다. 국세공무원교육원과 지방행정연수원이 떠난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일대 상권은 악화했고, 고양시 소재의 한국예탁결제원 부지도 매각 어려움에 봉착, 슬럼화가 진행된 바 있다.

이 같은 피해 반복을 막고자 도와 시ㆍ군 차원에서의 강력 반대 움직임이 절실한 상황이지만 단체장들의 목소리는 뭉치지 못하고 있다. 우선 경기도부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이재명 도지사 측근은 “지방발전을 위한 대의에는 동의한다. 다만 공공기관 이전으로 인한 시ㆍ군 상황에 대해 시ㆍ군과 긴밀한 협조 체계를 유지하며 대응할 것”이라고 언급, 이전 계획에 대한 뚜렷한 찬반을 내놓지 못했다. 백군기 용인시장 측도 “아직은 찬반 의견을 내놓지 못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일부 해당지역 단체장들은 오히려 공공기관 이전에 찬성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당 대표의 발언이 현실화된다면 받아들여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하며, 사실상 이전에 대해 수용했다. 은수미 성남시장도 “지역을 생각한다면 아쉬운 지점이 많지만 우리 사회 전체를 생각한다면 이 대표가 말한 것이 우리가 나갈 방향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각 시민의 이익을 위해 ‘적극 반대’를 외친 단체장도 있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 등 3곳의 공공기관이 소재한 고양시의 이재준 시장은 “기존에 있는 기관들이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에 반대”라면서 “특히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경우 대형 장비 등을 갖추고 있어 이전비용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것으로 판단돼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있는 의왕시의 김상돈 시장은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철도박물관 등 철도 관련 인프라를 갖춘 시의 상징”이라며 “이 같은 입지로 철도특구까지 지정됐다. (기관 이전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영향이 있기 때문에 결사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전 대상으로 선정된 기관 당사자들은 당혹감을 내비쳤다. 전날 갑자기 이전 계획을 사실상 통보받으면서 직원들 주거 문제 등의 비상이 걸렸기 때문이다. 한국나노기술원(수원)은 황당함과 함께 이전시 막대한 손실을 불러 일으킬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연구원(고양)도 2015년 서울 서초구에서 이미 한 차례 이전한 탓에 황당함을 표명했다. 한국소방산업기술원(용인)도 지방 이전에 대한 직원들의 불만을 전했다. 이밖에 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지역난방공사, 코이카(이하 성남) 관계자들도 “(기관 이전은) 사전에 전달받지 못한 처음 듣는 얘기라며 어떻게 반응할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지방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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