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악몽 막아라… 경기도 초긴장
메르스 악몽 막아라… 경기도 초긴장
  • 채태병 기자
  • 승인 2018.09.10
  •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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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출장 60대 男 확진 밀접접촉자 성남·구리에 각 1명
시민들 “확산 재현될라” 불안… 추석 앞둔 지역상권 타격 우려

▲ 서울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경기도가 긴급 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예방 조치에 나섰다. 9일 경기도청 재난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각 지자체 현황파악과 도내 국가지정 격리치료병원 점검 등을 하고 있다. 조태형기자
▲ 서울에서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확진 환자가 발생함에 따라 경기도가 긴급 대책본부를 가동하는 등 예방 조치에 나섰다. 9일 경기도청 재난상황실에서 관계자들이 각 지자체 현황파악과 도내 국가지정 격리치료병원 점검 등을 하고 있다. 조태형기자
3년 만에 국내에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환자가 발생하면서 지난 2015년 ‘메르스 악몽’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며 대한민국이 긴장하고 있다. 더욱이 민족대명절인 추석을 앞둔 시점에서 메르스 확진 판정이 나오면서 지역상권 침체 등 경제적인 타격도 우려되고 있다.

9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서울에 거주하는 A씨(61)가 지난 8일 오후 4시께 메르스 환자로 확진됐다. A씨는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쿠웨이트로 업무 출장을 갔다가 지난 7일 귀국했다. A씨와 2m 내 같은 공간에 있거나 분비물에 닿은 밀접접촉자는 전국적으로 22명이다. 이 중 2명이 경기도민으로, 1명은 성남에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에서 첫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것은 지난 2015년 5월20일이다. 당시 메르스는 약 7개월 동안(2015년 12월23일 종료) 감염자 186명, 격리조치 1만 6천여 명이라는 피해를 줬다. 특히 감염자 186명 중 사망자가 38명에 이르는 등 사망률이 20.4%에 달했다.

이처럼 큰 피해를 줬던 메르스가 다시 발생하자 시민들은 3년 전의 ‘메르스 악몽’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긴장하고 있다. 이번 메르스 확진자의 거주지인 서울과 인접한 경기ㆍ인천 역시 메르스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남양주시에 거주 중인 K씨(39ㆍ여)는 “3년 전 메르스 사태 당시 딸의 얼굴이 찢어졌는데, 큰 병원에서 ‘감염이 우려되는 만큼 정말 급한 치료가 아니면 병원을 오지 마라’고 거부를 당해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한 기억이 있다”며 “이번 메르스 확진 소식을 듣고 과거의 악몽이 떠올라, 당분간은 병원이나 유원지 등 사람이 몰리는 시설은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연수구의 C씨(41)는 업무 관련 세미나가 예정된 한 호텔에서 메르스 접촉자가 방문한 사실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세미나 참석을 취소했다. C씨는 “다음주 세미나가 예정된 호텔에 정말 메르스 접촉자가 방문했는지 확실하진 않지만,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또 메르스 확진자가 거쳤던 삼성서울병원과 서울대병원 등 대형병원을 이용하려던 일부 환자들도 예약 및 방문 취소를 고민하는 분위기다. 이제 갓 돌을 넘긴 한 살배기 아이의 부모인 Y씨(36)는 “오는 14일 삼성서울병원 소아과에 진료예약을 해놨는데, 이번 메르스 환자가 들렸다는 뉴스를 접해 예약을 취소했다”며 “어린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추석을 2주 남겨놓은 상황에서 ‘추석 대목’을 기대하던 지역상권에도 방문객 감소 등으로 인한 침체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수원 농수산물도매시장의 L씨(45)는 “3년 전 메르스가 유행할 당시 대인기피현상이 극도로 심해, 시장에 사람은 없고 파리만 날렸던 기억이 있다”며 “이번에는 정부가 발 빠르게 대응해, 상인들이 추석에 눈물을 흘리지 않도록 도와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K씨(56ㆍ여)도 “지난 메르스 당시 하루 수십 건에 달하는 예약이 취소돼, 폐업위기까지 갔다”며 “가뜩이나 올해 경기가 최악이라 장사도 안 되고 있는데 메르스 소식까지 들리니 죽을 맛”이라고 토로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의 자료를 보면, 메르스가 정점이던 지난 2015년 6월 백화점 평균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1.9% 감소했고, 같은 기간 대형마트의 평균 매출 역시 10.2% 줄었다. 또 같은해 6~9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53만 명 줄어, 2조 6천500억~3조 4천억 원의 관광산업 피해가 발생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채태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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