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가을을 기다리는 소시민의 단상
[기고] 가을을 기다리는 소시민의 단상
  • 장춘수
  • 승인 2018.09.10
  • 22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잠들기 전에 내일 아침 6시 알람을 확인한 후 잠에 빠져든다. 다음날 아침 6시에 일어나서 6시 뉴스를 켠다. 어김없이 간밤의 사건 사고사항이 보도된다. 어느 곳 아파트 몇천 세대가 정전으로 인하여 주민들이 잠을 못 이루고, 어느 동네에서 주취운전자가 길가 전봇대를 들이받아 인근 몇 백세대가 정전이 되어서 엘리베이터가 작동되지 않아 불편했던 시민들의 모습을 전한다.

한전에 근무하고 있다는 것이 너무 미안한 마음이 든다. 아파트 정전의 경우 아파트 측에서 소유하고 관리하는 전기설비의 노후화와 용량부족 등으로 인해 대부분 발생하는데, 이러한 불시정전에 대비하여 아파트 소유의 발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아파트 단지와 공로상 인접 전주에 붙어 있는 스위치까지만 한전재산이므로 이 스위치까지 한전이 유지보수하고, 아파트 쪽 전선, 변압기 등 전기설비는 그 설비 주인인 아파트 주민들이 유지 보수하여야 한다.

회사에 출근한다. 8시 전인데도 전기보수차들이 모여서 현장출동을 한다. 어디 가느냐고 물으니 아파트 전기설비 점검차 출동이란다. 한전에서는 열화상 카메라 등 점검장비를 이용하여 아파트 소유의 변압기 설비가 에어컨, 난방기기 등 냉난방기기 사용량을 모두 감당할 수 있는지 여부를 점검하여 드리고 있다. 또한 15년 이상된 노후아파트의 변압기 용량이 부족하면 변압기 교체비용 일부를 한전이 지원해주고 있다.

출근해서 제일 먼저 메일과 신문 스크랩을 본다. 우량기업 한전이 최근 작년 4분기부터 세분기 연속 적자란다. 이번에는 적자 규모가 8천억이 넘는다. 원인은 국제 유가, 유연탄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는 등의 이유로 한전이 발전회사로부터 구매한 비용이 증가하였기 때문으로 분석되었다. 국민들의 전기요금 부담을 최소화함과 동시에 주주들의 이익을 도모하여야 하는 공기업이다 보니, 전기요금을 수요와 공급에 맞춰 적시에 조정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60년대 후반, 고향집에 맨 처음 전깃불이 켜졌을 때에 잠시 생각이 멈춘다. 광명천지가 따로 없다. 호롱불 밑에서 형에게 물려받은 교과서를 눈 비비며 봤던 일, 희미한 등불 옆에서 어머니의 바느질하시던 모습 등 전기가 들어오지 않았던 시절의 불편한 모습이 아른거려 눈두덩이 무거워진다. 그때는 우리집 앞에 전봇대 세워 달라고 난리였다. 지금은 집값 떨어진다고 내 집 앞 전주 설치는 절대 안 된다며 전주를 옮겨 달라는 요구가 비일비재하다. 또한 지상에 설치된 전선은 땅속으로 묻어 달라고 아우성이다. 땅속으로 전기를 공급하면 지상으로 공급하는 것보다 비용이 10배 정도 더 든다. 그래서 비용문제 때문에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 전봇대를 지상에 세워서 전기를 공급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올 여름의 폭염은 전기를 아껴써야 한다는 절약정신마저도 포기하게 만들었던 것 같다. 아내는 가을이 성큼 다가서고 있는 지금도 올 여름에 아이에게 말했던 버릇대로 “아이야! 나가려면 냉장고 전기코드만 빼고, 모든 전기코드 다 뽑고 나가는 것 잊지 말아라.” 아이는 이미 몸에 다 뱄다. “엄마! 다 알고 있어요. 잔소리 좀 그만하세요.” 이 아이 출산 때가 어언 28년 전이다. 그때는 어디 출산가구 복지할인이라는 것이 있었는가. 

지금은 출생일부터 3년간 매월 30%의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시대다. 각종 복지할인제도가 10여 종류가 운영되고 있다.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상이유공자, 독립유공자, 차상위계층, 대가족, 3자녀이상, 생명유지장치가구, 출산가구, 사회복지시설 등 다양한 복지할인제도가 있다.

한전에 근무하는 사람으로서 주민들이 전기 사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철저한 설비점검은 물론 고객이 납득할 수 있고 매우 만족할 수 있는 업무처리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다짐한다.

장춘수 한국전력공사 서수원지사 고객지원부장


연예 24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