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학생 자살, 이대로는 안된다] 2. 무차별 확산되는 ‘자해’
[경기도 학생 자살, 이대로는 안된다] 2. 무차별 확산되는 ‘자해’
  • 강현숙 기자
  • 승인 2018.09.11
  • 6면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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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상처내는 아이들… 마음이 아프다는 절박한 신호

#1. 고1 소연(가명)이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죽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죽어라’라는 환청이 시작됐다. 뚱뚱하고 못생겼다는 생각에 자신은 쓸모없는 존재이며 자신의 얼굴만 보면 불질러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차피 공부도 못하는데 손이 없다고 해서 뭐가 달라지겠나는 생각에 손목을 긋고 싶다는 생각을 계속하게 된다.

#2. 고3 희정(가명)이는 부모님이 항상 공부에 대해 강조를 많이 하는 편인데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에 자해를 시작했다. 계획대로 공부를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공부가 잘 안 될 때는 아무도 없는 교실에서 팔 전체를 칼로 정신없이 긁는 등의 자해 행동을 보였다.

학업 스트레스, 우울증 등으로 문제를 겪고 있는 학생들의 자해 시도 사안이 증가하면서 도내 학생들의 정신건강에 ‘빨간불’이 켜졌다.


20일 경기도교육연구원의 ‘경기도 학생 자살 현황 및 정책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17년 5월까지 자살시도 사안으로 보고된 사례는 총 129사례로, 이 중 42사례가 정신질환이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27사례가 우울증이며 4사례가 ADHD, 야스퍼거증후군, 조울증, 불안장애, 공황장애, 정신분열증 등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살시도 학생 129사례 중 51사례(39.5%)가 이전에 자해 시도 경험이 있었다고 보고된 가운데 이 중 대부분의 자해시도 방법은 칼로 손목 긋기로 그 외 창틀에 매달리기, 주먹으로 얼굴을 가격하거나 벽에 머리 박기 등이 1사례씩 보고됐다.

현재 경기도를 비롯한 한국 학생의 자해 현황에 대한 조사는 부족한 실정인 가운데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2013년)의 자료에 따르면 자살 및 자해시도 상담이 2008년 0.5%에서 2012년 3.1%로 증가했다. 또 수원시자살예방센터에서도 자해군의 개입 요구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실정에 비춰 볼 때 학생 자해행동의 심각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수원시청소년육성재단 청소년상담센터 정효경 청소년상담사는 “근래 들어 청소년들 사이에서 커터칼 등으로 살을 베기, 할퀴기, 머리카락 뽑기, 불로 지지기, 머리 찧기, 스스로 때리기 등 자해의 형태와 심각도가 다양하다”며 “자살에 대한 생각 때문에 자해를 하기도 하는데 청소년이 죽고 싶어 하거나 자신을 해치고자 하는 느낌이 들 때는 지체없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정신보건 전문가들은 자해 시도 횟수가 늘수록 결국 자살로도 이어지기 때문에 청소년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속적인 자해를 하는 청소년들 대상의 경기도형 관리기관이 필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에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미디어영향으로 청소년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자해의 심각성을 감안,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3회에 걸쳐 자해행동을 보이는 학생에 대한 신속한 대응과 위기학생에 대한 지원을 학교 교직원 및 전문상담인력, 교육지원청 관계자 등 840여 명을 대상으로 ‘2018학생 자해행동 이해 및 위기학생 지원 연수’를 실시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 안해용 학생위기지원단장은 “심리ㆍ정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을 보다 다각적으로 지원하고 학생들이 건강한 교육환경 속에서 행복한 미래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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