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전사고 취약 일깨운 고양 유류탱크 폭발화재
[사설] 안전사고 취약 일깨운 고양 유류탱크 폭발화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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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발생한 고양시의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기름탱크 화재는 스리랑카 근로자가 인근에서 풍등을 날리다 발생한 화재라고 경찰이 발표했다. 경찰은 8일 스리랑카 국적의 A씨를 중실화 혐의로 긴급체포해 조사하고, 9일 피의자 검거 브리핑을 가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기름탱크에서 약 300m 떨어진 서울~문산 고속도로 강매터널 공사현장에서 일하다 쉬던 중 풍등을 주워 불을 붙여 날렸다. 이 풍등이 기름탱크 인근 잔디밭에 떨어지면서 불이 붙었고, 불씨가 기름탱크의 유증기 환기구를 통해 내부로 옮아 붙어 폭발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 경찰은 CCTV를 통해 A씨 행적을 확인해 검거했다.
저유시설이 이 정도 불씨에 대폭발이 날 정도로 취약하다니 황당하다. 동네 아이들이 폭죽놀이를 하다가 화재가 날 수도 있고, 의도적으로 방화를 해도 속수무책일 것 아닌가. 국가 주요 기간시설의 안전관리 시스템이 얼마나 허술한 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대한송유관공사 측은 저유소 탱크 내부에 불이 옮겨붙기 전 최초 18분간의 화재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휘발유 탱크 외부에는 화재 감지센서가 없기 때문이다. 관제실에서 볼 수 있는 CCTV나 순찰을 통해서 화재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지만 폭발 전까지 전혀 인지하지 못해 사고가 커졌다. 화재 직후 곧바로 작동돼야 할 자동 소화시설이 역할을 하지 못한 정황도 드러났다. 화재 예방이 철저해야 할 곳에서 불이 난 것도 문제지만 사후 대처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은 심각한 문제다. 유류를 대량 보관하는 저유소에서 큰불이 난 만큼 철저한 원인 조사와 책임 규명, 재발방지책 마련이 이뤄져야 한다.
이날 화재로 옥외 탱크에 저장된 휘발유 440만L 중 266만L가 불에 탔다. 소방소 추산 재산 피해액은 약 43억5천만원이다. 화재 진화를 위해 인력 684명, 장비 224대가 투입됐다. 저유소의 총 유류 저장 용량이 7천700만L에 달하는데 불이 다른 탱크로 번져 연쇄 화재나 폭발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그나마 천만다행이다.
기름탱크가 다수 모여있는 저유소는 고양을 비롯해 판교, 대전, 천안 등 전국에 8곳이 있다. 현재 기름이 보관된 탱크가 총 120여개라고 한다. 저유소는 안전이 매우 중요한 시설로 위험에 대비해 철저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대한송유관공사는 전국에 산재한 저유소와 송유관로, 펌핑장 등 시설 일체에 대한 정밀점검을 벌여 사고 재발을 막아야 한다. 유류를 보관하는 저유시설 등의 사고는 한순간에 많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앗아갈 수 있다. 이번 사고가 안전불감증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국가 중요시설에 대해 관리를 철저히 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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