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조 왕건 스승 목조 조각 ‘희랑대사좌상’…1100년만에 바깥 나들이
태조 왕건 스승 목조 조각 ‘희랑대사좌상’…1100년만에 바깥 나들이
  • 송시연 기자
  • 승인 2018.11.0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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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랑대사좌상
▲ 희랑대사좌상
‘희랑대사좌상’이 1100년만에 바깥 나들이를 한다.

보물 제999호로 지정된 희랑대사좌상은 고려를 건국한 태조 왕건의 스승이자 화엄종의 고승인 희랑대사의 목조 조각상으로, 현재 경상남도 합천 해사박물관에 모셔져 있다.

930년 이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한 조각품으로 손 꼽힌다. 앞쪽은 헝겊을 여러 겹 바르고 칠을 거듭하는 건칠 기법을 사용했고, 뒤쪽은 나무로 제작했다. 자비로운 눈매와 우뚝 선 콧날, 잔잔한 입가의 미소는 노스님의 인자한 모습을 잘 나타내고 있다. 얼굴과 목 부분, 그리고 단정히 맞잡은 두 손의 모습에 나타난 사실적인 표현은 당시의 다른 조각 작품과 비교할 수 없는 뛰어난 기법을 보여준다.

이번 나들이는 고려 건국 1100주년을 기념해 기획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이 다음달 4일 개막하는 특별전 <대고려 918·2018, 그 찬란한 도전>에 희랑대사좌상을 선보이는 것. 아울러 이번 전시에는 고려대경판도 함께 공개한다.

전시에 앞서 9일 해인사에서는 희랑대사좌상과 대장경판 이운(移運)을 부처에게 알리는 고불식(告佛式)을 열고, 왕건의 위패가 모셔진 연천 숭의전지(사적 제223호)로 옮길 계획이다.

이어 10일 오전에는 숭의전지에서 왕건 초상화와 희랑대사좌상을 두고 사제의 만남을 축하하는 행사를 개최한 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영접 의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고려대장경판은 물론 1천년 이상을 감추어왔던 희랑대사좌상이 처음으로 산문을 나와 자태를 뽐낼 예정”이라면서 “고려 건국 1100년을 맞이하는 이 시점에서 희랑대사좌상과 왕건 초상화의 만남은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전시를 앞두고 북한이 소장한 태조 왕건상과 개성 만월대 발굴조사에서 출토된 고려 금속활자를 대여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태조 왕건상이 2006년 이후 12년 만에 한국을 찾으면 처음으로 희랑대사좌상과의 만남이 성사된다.

송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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