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新동력은 창조인] 유병한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
[미래 新동력은 창조인] 유병한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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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경제 꽃 피우려면… 건강한 ‘저작권 생태계’ 구축해야


아무도 모르고 본인만 안다는 ‘세 가지’ 중 하나로 회자될 만큼 ‘창조경제’에 대한 저마다의 정의와 사용법을 놓고 말들이 많다.

하지만 공통적 흐름은 있다. 바로 ‘저작권’이다. 후보시절 박근혜 대통령이 내놓은 ‘창조경제론’ 7대 과제 중 3개가 저작권 관련 내용이라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창작물에는 권리가 따른다.

그 권리는 ‘경제적 가치’로 환원된다. 그것이 저작권이고, 창조경제 시대. 부각되는 결정적 사유다. 하지만 과제도 많다. 아직 저작권을 모호하고, 어렵고, 무서운(?) 것 즈음으로 여기는 인식이다. 또 보호와 이용의 균형과 디지털 융합시대, 새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하는 일도 그렇다.

유병한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은 “바로 지금이 저작권 ‘골든타임’”이라고 말한다. 그리곤 “저작권이야 말로 창조경제의 든든한 울타리” 라고 강조한다.

- 창조경제 정의에 대해 분분합니다. 창조경제는 ‘뭐다’ 라고 위원장님께서 내린 정의가 있나요
“물론이죠. 창조경제는 ‘다양하게 발현되는 창의성의 결정체가 빛을 낼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보다 60년이나 앞서 창조경제 논의가 활발했던 미국은 근간인 창의를 과학과 예술의 융합에서 찾았습니다. 그것이 창조경제의 모토라 봅니다. 기존 산업구조를 창조적 선순환 생태계 구조로 전환함으로써 여러 복합적인 분야와의 접목을 통한 부가가치 및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요. 그것이 궁극적으로 문화융성에 이바지 하는 길이기고 하고.”

- 융합? 그렇다면 그곳에서 저작권의 역할은 뭔가요
“‘나는 나 이전에 마지막 사람이 멈추고 남겨 놓은 것에서 출발한다’, 백열전구를 발명했던 19세기 에디슨이 미 특허청에 제출한 신청서의 첫 구절이라고 합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듯, 전례 없는 획기적 창조란 불가능에 가까워요.

결국 기존 ‘저작물’에 다양한 실험과 변형을 통해 새 것이 탄생하는 셈이죠. 문제는 기존 것에 대한 권립니다. 여기서 충돌이 발생하죠. 이용과 보호, 칼과 방패, 그 둘 사이에 적절한 균형점을 찾는 것에 창조경제의 성패가 달렸다고 보면 됩니다. 그래서 지난 2011년 부임 이후 보호 이외 공정이용에도 위원회 운영 비중을 둔 거죠.”

- 공정이용에 관해 모르는 분들이 많습니다. 간략하게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시죠
“지난 2011년 12월 한미FTA 이행법안을 마련하면서 저작권법에 신설 도입한 거예요. 도입 전에는 저작자의 허락을 받지 않고도 저작물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예외 경우가 제한적으로 명시돼 있었죠. 이 때문에 디지털화 등 환경변화에 유연하지 못했습니다. 이에 교육이나 보도ㆍ비평ㆍ연구 등 정당한 범위 안에서 공공목적에 사용할 수 있도록 ‘공정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추가된 겁니다.”

- 하지만 공정이용 역시 모호하고, 적용범위도 공공적 성격에 맞춰 있어 사실상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맞아요. 이 때문에 최근 국회에서 창조경제 활성화와 관련 공정이용의 예시적 규정을 삭제하고 적용범위를 확대하고자 하는 개정안이 현재 계류 중이죠. 위원회 차원에서는 외국의 구체적인 공정이용 사례를 소개, 연구하면서 규정과 현실의 간극을 메우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어요.”

-강한 규제로 자칫 창작자의 의지를 꺾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립니다
“오해죠. 저작권법은 보호와 이용 활성화의 목적이 있어요. 물론 이용에 방점이 찍혀있을 경우 하딘(G.J. Hardin)이 말하는 ‘공유지의 비극’을 초래, 저작권 생태계 교란으로 나타날 우려가 있어요. 허나 패러다임의 변화가 필요하긴 해요. 시대정신이 그러하고 또 창조경제에 부합하고자 할 때 보호와 이용은 양립불가능이 아니라 동반과 상생의 관계인 거죠.”


- 최근 가수 로이킴의 표절 문제가 이슈화되는 등 우리 사회 표절이 심각한 사회적 병리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어디까지를 표절로 볼 수 있을까요
“표절과 창작의 경계를 뚜렷이 할 수 있는 기준과 잣대가 아직 미흡한 게 사실입니다. 특히 음원의 경우 가락과 리듬, 화음의 3가지 요소의 실질적 유사성 여부가 기준이 되기는 하지만 이는 주관적 견해로 일반화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죠. 논문 역시 인용과 재인용의 사이를 판단하기도 힘들어요.

저작권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 일본에서도 다수의 기관과 법적ㆍ제도적 장치를 두고 있지만 결론까지는 2년의 시간과 논란이 수반되기도 합니다.”

-참 어렵다는 생각이 드네요
“맞아요. 위원회에서도 기준 설정보다는 윤리의식을 사회전반에 뿌리 내리도록 하는 게 관건이라고 할 수 있죠”

-아직까지 우리 국민이 갖고 있는 저작권에 대한 인식이 여전히 낮습니다. 저만 해도 인터넷에서 영화를 내려 받는 일이 대여점에서 비디오를 빌려보는 것보다 익숙하거든요
“위원회의 고민도 여기서 출발합니다. 토렌트나 P2P 등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서 오프라인 침해 감소에도 온라인 침해는 꾸준히 늘고 있어요. 이를 위해 위원회는 상시모니터링 대상 확대와 토렌트 전담반 운영 등으로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워낙 광범위하고 동시다발적이다 보니 애로사항도 많아요. 이 때문에 저작권 청년강사제도, 저작권 체험교실 운영, 산업별 맞춤형 저작권 교육 등을 통해 저작권 인식 제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 문체부 대변인과 콘텐츠 실장을 거친 ‘문화통’이라고 들었습니다. 저작권에 특별한 관심이 있었나요
“콘텐츠 실장을 하면서 KㆍPOP에 관심이 많았어요. 중국과 동남아 지역, 최근에는 유럽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인기를 끄는 와중에도 ‘저작권’은 엔터테인먼트사의 주된 걱정거리였죠.

이 부분에 대해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고 해결점을 찾아주는 것에 정부의 역할이 있지 않을까 생각했고, 다행히도 지난 2011년 저작권위원회에 부임했습니다. 아마도 문체부 시절 했던 ‘공정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 부분에 대한 연구가 국정 흐름에 부합했던 모양입니다.”

- 한류에도 관심이 많아 보입니다. 좋아하는 아이돌이 누군지 궁금합니다
“다들 예쁘고, 끼가 넘쳐 누가 좋다 할 것 없이 모두 좋습니다. 보기만 해도 흐뭇합니다. 하하. 한국콘텐츠진흥원 조사를 보면 지난해 음악시장 규모만 4조200억원이라고 해요. 지난해 일본투어를 했던 동방신기는 콘서트 티켓 매출만 1천억원에 달하고, 빅뱅은 월드투어에서 무려 80만 관객을 모으기도 했죠.

이들이 침해 걱정 없이 폭넓은 해외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그것이 우리 저작권위원회의 몫이라 봐요. 그래서 최근에는 주요 한류국가인 태국 방콕, 필리핀 마닐라, 베트남 하노이 등에 해외저작권센터를 설치 한국저작물의 불법적 이용에 대한 상시적인 모니터링도 하고 있어요.”

-건강한 저작권 생태계 구축을 위해 하실 일도 많을 겁니다
“최근 창작을 위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등과 함께 저작권 관련 표준계약서 개발 협력체계를 구성하고 있어요. 저작권 전문상담과 전문변호사의 법률상담 등 저작권 보호 기반 마련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또 국민 인식 개선을 위해 ‘찾아가는 저작권 교육 및 컨설팅’을 강화해 저작권 사각지대에 있는 지역까지 두루 영역을 넓힐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국민과 소통하는 자세로 저작권 정착을 위해 노력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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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한 한국저작권위원회 위원장은…
전북 고창 출신으로 서울대 법학과를 나와 경희대 대학원 법률학과를 수료하고 미국 인디애나주립대학교 로스쿨을 졸업했다. 대통령비서실 사회정책수석실 교육문화행정관을 시작으로 문화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운영단장, 문화부 대변인, 문화콘텐츠산업실장을 지냈다. 특히 문화콘텐츠산업실장 재직시 저작권에 관심을 갖고 법ㆍ제도 등 인프라 개선에 주력했으며, 일찌감치 스마트 환경에 따른 변화를 예측하고 ‘신(新) 저작권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박광수기자 ksthink@kyeonggi.com
사진=김시범기자 sbkim@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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