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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화성 원행길 기록 ‘원행을묘정리의궤’는…

혜경궁 회갑연·행차절차 등 글과 그림으로 상세히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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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차도 일부
의궤(儀軌)란 국가의 주요 행사를 치르고 난 뒤 후세에 참고하도록 행사 내용과 경과, 대책 등을 기록한 책을 말한다.

원행(園幸)은 정조가 사도의 묘 현륭원을 찾아갔다는 의미고 을묘(乙卯)년에 정리(整理)자라는 금속활자로 인쇄했다는 뜻이다. 원행에서 ‘幸’자를 쓴 것은 임금이 대궐 밖으로 행차하는 것을 행행(行幸)이라 한데서 비롯된다.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는 수원화성 행차를 마치고 열흘만인 1795년 윤2월27일 의궤를 편찬하라는 정조의 어명에 따라 주자소에 의궤청을 설치하고 좌의정 채제공이 총리대신을 맡았다. 그해 8월15일 교정을 끝내고 인쇄를 시작해 1797년 3월24일 완성했다.

 

10권 8책으로 구성된 의궤는 혜경궁의 화성행궁 회갑연 개최와 관련한 정조와 조정 신료들의 논의 내용, 행차의 세부절차, 물자와 인원 동원계획 등을 실었고 회갑연 참석자, 잔칫상 차림표, 장식한 꽃송이 개수까지 글과 그림으로 기록했다.

 

의궤 첫 권인 권수의 도식은 행차 주요 장면을 판화로 남겼고 별도로 컬러로 그린 반차도와 화성능행도병은 당시 상황을 파노라마처럼 재연하고 있다. 15m 길이의 반차도(班次圖)는 문무백관이 계급 순서대로 늘어선 행렬을 그린 것으로 왕실 기록화이면서 커다란 풍속화를 연상시킨다.

 

병풍 형태로 그렸다는 능행도병은 향교 공자묘를 참배하는 화성성묘전배도, 별시 합격자를 시상하는 낙남헌방방도, 회갑잔치를 그린 봉수당진찬도, 양로연을 그린 낙남헌양로연도, 야간군사훈련 서장대성조도, 활을 쏘고 폭죽놀이를 하는 득중정어사도, 시흥행궁으로 돌아가는 시흥환어행렬도, 배다리를 건너는 노량주교도섭도 등 8폭으로 전한다.

 

이 그림들은 정부 기관 도화서 화원들이 그린 것으로 당시 최고 화가 김홍도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 유네스코는 지난 2007년 원행을묘정리의궤를 화성의 건축과정을 기록한 화성성역의궤 등과 함께 ‘의궤’로 세계기록유산에 등재했다. 

이명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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