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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인 땅 경매 넘겨 9억 ‘꿀꺽’

박수철·노수정기자 scp@ekgi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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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명이인의 땅이 공무원의 업무착오로 공적장부에 자신의 소유로 잘못 기재된 사실을 알고도 이를 경매에 부쳐 9억원을 가로챈 70대 남자가 피해자의 선처로 간신히 실형을 면했다.

수원지법 형사12부(재판장 최재혁 부장판사)는 20일 특가법상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이모씨(70)에게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2003년 임야대장과 등기부등본에 화성시의 임야 9천700여㎡가 자신의 소유로 기재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씨는 이 땅을 모 보증보험회사에 연대보증하면서 담보로 잡혔다.

이후 2006년 이 땅이 강제경매를 통해 9억7천여만원에 매각되자 이씨는 보증보험회사의 채권배당액을 제외한 경매대금 잔액 9억4천여만원을 자신의 몫으로 챙겼다.

그러나 실제 토지소유자인 이모씨(54)가 이듬해 뒤늦게 자신의 땅이 경매로 매각된 사실을 알고 매도자 이씨를 수사기관에 고소하면서 범행이 들통났다.

수사결과 이 땅은 1994년 행정기관 공무원이 임야대장에 토지소유자의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는 과정에서 착오로 성과 이름이 같은 피고인의 주민등록번호를 적어 공적장부상에 소유자가 뒤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자신의 토지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도 법원에 매각대금 출급을 신청해 이를 수령한 것은 법원을 기망한 것으로 엄하게 처벌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피해자와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는 점, 연령, 성행, 환경 등 사정을 참작해 형 집행을 유예한다”고 판시했다.

/박수철·노수정기자 nsju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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