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사건 가족분쟁 형사사건 처리 문제 있다”
법원이 민사사건에 해당하는 가족 간 분쟁을 형사사건으로 처리한 검찰에 대해 제동을 거는 판결을 내렸다.
수원지법 형사11부(재판장 신용석 부장판사)는 5일 선친으로부터 상속받은 공동 재산을 빼돌린 혐의로 여동생들에게 고소 당한 A씨(73·여)에게 무죄를 선고하면서 이례적으로 이 사건을 기소한 검찰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증거로 볼 때 피고인의 횡령·배임 등에 대한 혐의는 모두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된다”며 무죄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이 사건과 같이 민사사건을 형사화함으로써 국가의 수사권과 형벌권을 분쟁의 해결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문제”라며 “이를 받아들여 기소한 수사기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공소사실 중 A씨의 올케와 조카 등 다른 상속인 8명에 대한 횡령·배임 혐의에 대해서도 “친족관계에서 횡령·배임죄는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며 “피해자의 고소가 없는 만큼 공소를 기각한다”고 밝혔다.
A씨 형제자매는 부친이 지난 1970년 사망한 뒤 부친의 상속 재산인 서울시내 토지 9천㎡를 나누기로 하고 지난 2001년 A씨에게 소유권 등을 넘겼다.
그러나 상속인 중 A씨의 두 여동생은 “A씨가 상속 토지 매각대금 중 일부를 개인적 용도로 사용하고 일부는 자녀에게 불법 증여했다”며 지난 2007년 A씨를 고소했다.
이에 검찰은 A씨가 상속 토지의 일부를 매각한 대금 9억원을 횡령하고 다른 일부는 딸 명의로 빼돌린 혐의 등으로 A씨를 기소했다.
/노수정기자 nsjung@kg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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