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으로 사람들은 사회적인 활동을 하면서 부귀영화를 누리기를 원한다. 그러나 누구나 부와 귀를 누리지는 못한다. 대체적으로 부와 귀의 상위 1%는 상류사회이다. 명리학에서 부(富)는 활동적인 능력을 나타내는 식신이나 상관 및 정재나 편재라는 십성의 용어로 표현한다. 귀(貴)는 정관(正官)이나 편관(偏官) 등의 관(官)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질문하는 '관운이 있느냐?'의 그 관을 말한다. 5급 사무관, 4급 서기관, 3급 부이사관, 2급 이사관, 1급 관리관(차관보), 차관, 장관 등이 귀의 대표적인 호칭이다. 귀는 공직자 외에도 대기업의 임원이나 학문이나 예술, 문학, 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어 사회적인 명예를 얻은 인물에게도 해당한다.
청한 기운의 관과 달리 부는 명리학 고전인 '적천수'에 의하면 '하지기인부 재기통문호(何知其人富 財氣通門戶)'라 하여 그 사람이 부자인지 어찌 알 수 있는가?. 그것은 재성의 기운이 문호를 통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재물은 사주의 정재(고정재산)나 편재(일확천금형)가 식신(활동재물)이나 상관(고부가 가치의 능력) 및 정관(재물의 보호기능), 편관으로 생화유통하는 구조를 이루어 유정해야 재기통문호로 부를 축적할 수 있다는 뜻이다.
자본이 세상을 주도하는 현대사회는 귀보다는 부를 선호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부의 상징은 재벌(財閥)이다. 아마존 CEO 제프 베조스는 1000억이 아니라 1000억 달러의 초거부이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설립자인 빌게이츠와 워런 버핏, 루이뷔통,지방시 등의 패션업계의 재벌인 베르나르 아르노, 페이스북 CEO 마크 주커버그,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 등은 60조 이상의 부를 소유한 세계 10위권의 부호이다.
대한민국의 재벌들의 삶의 모습은 항상 뉴스의 메인뉴스감이다. 뉴스토마토와 한국CSR연구소가 5월 11일 발표한 30대 재벌대상의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에서 LG를 비롯해 GS(10.4), KCC(2.9), LS(2.7), SK(0) 등 5곳이 신뢰지수가 기준치를 넘은 재벌이었다. 이런 재벌들은 대체적으로 검소와 청빈을 가치로 둔 유교적 가풍을 자랑한다. 국민들이 보는 재벌의 신뢰도가 그만큼 낮다는 것은 재물이라는 것이 욕망의 덩어리로 맑은 기운이 힘들다는 것을 방증한다. 갑질논란, 경영권 승계 논란, 횡령·배임 등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재벌들인 한진, 롯데, 부영등은 신뢰도가 최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재벌총수에 대한 신뢰도를 보면 한진 조양호 회장, 김승연 한화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중근 부영 회장 등이 최하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이번에 영면에 든 화담(和談)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총수신뢰도 1위였다. 그가 2015년 국가와 사회를 위해 희생한 의로운 인물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는 뜻에서 제정한 의인상은 기존 재벌들의 사회적인 공헌과는 매우 색다른 상이었다. 그의 마지막 모습도 생전의 그의 소탈한 행동의 연장선이었다. 장례식도 매우 간소하게 하고 그가 영원히 잠든 장소도 광주 화담숲의 나무에 환경친화적인 수목장으로 했다. 갑질논란의 한진그룹으로 국민들이 불편한 마음을 가질 때, 화담(和談)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추모열기의 신드롬은 부를 가진자들의 처신의 좋은 본보기가 된다고 본다. 구인회-구자경-구본무로 이어진 LG가의 다음 계승자인 구광무 상무의 행보가 주목된다.
혜명학술원 원장 겸 동양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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