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가정이 튼튼해야 회사도 튼튼”
비룡전자는 이같은 복지혜택을 직원들이 누릴 수 있도록 철저히 보장하고 가족친화 기업이란 분위기를 만든다. 경력단절을 우려하는 기혼 여성들 회사를 그만두지 않고 계속 다닐 수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비룡전자는 지난해 경기도로부터 ‘경기가족친화 일하기 좋은기업’ 인증을 받았다. 거창한 복지 혜택보다는 법에 근거하는 복지를 충실히 이행하고 직원들이 이러한 제도를 사용할 때 눈치보지 않고 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우선 집에 어린 자녀가 있는 직원들에게는 육아기단축근무제도를 적극 권장한다.
육아기단축근무제도는 주 15~30시간 사이로 근무시간을 줄이고 그에 비례해 임금도 낮춰 일하는 제도다. 실제로 비룡전자에서 어린 자녀를 둔 직원들은 이 제도를 적극 활용해 아이가 초등학교에서 하교하면 집에서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이같은 제도를 적극 활용한 신현주 관리팀 과장은 “아이가 하교를 하고 집에 왔을 때 내가 집에 온 아이를 반길 수 있어서 좋다”며 “회사가 직원을 배려해주고 직접 나서서 일 가정 양립을 해주려고 하니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비룡전자는 출산축하금ㆍ출산용품 지원, 자녀 학교입학축하금, 가정의 날, 가족봉사단 활동 등을 시행하며 일ㆍ가정 양립을 돕고 있다. 가족봉사단의 경우 용인에 위치한 요양원 애녹의집에 한달에 한번씩 봉사활동을 한다. 부모가 아이들과 함께 나와 봉사활동을 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끝나고 나서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 점심을 먹을 수 있도록 지원한다.
입학축하금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매회 지원한다. 정창교 비룡전자 대표는 “모두 소소한 지원이지만 직원에게 주는 혜택이 결국 직원의 자녀까지 간다는 생각으로 잘 챙기려고 한다”며 “회사가 직원을 존중하고 가정까지 챙긴다는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비룡전자는 직원 건강 챙기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금연캠페인을 통해 금연 성공 기원 격려금을 매달 5만 원씩 9개월간 지원한다. 처음 참여한 직원은 10명 가량으로 모두 금연에 성공해 지금은 그 참여 직원들의 수도 점차 늘고 있다. 이밖에도 전 직원 독감 예방접종으로 건강한 겨울나기를 돕는다.
정창교 대표는 “직원은 가족의 일원으로써 직원이 건강해야 가정이 건강해진다”며 “회사가 지원하는 혜택으로 자녀들도 행복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직원이 생일이 되면 전직원 축하와 함께 상품권을 지급하는 세세함도 놓치지 않는다.
임갑순 부사장은 “일상에서는 생일을 챙겨주지만 회사 내에서는 생일을 잃어버린 채 근무하는 직원이 많다”며 “생일 때 상품권 지급하는 게 별건 아니지만 회사가 직원을 챙겨준다는 느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복지는 기업 미래 위해 반드시 필요”
-직원 복지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게된 배경은.
1970~80년대는 열심히 땀 흘려 노력하고 일하면 되는 줄 알았던 시절이었다. 허리띠를 같이 졸라매면 자연히 기업이 성장하는 줄 알았다. 나도 그 세대다. 그러나 이제는 시대가 많이 변했다.
업무에만 집중하다보면 사람을 놓치게 되고, 인력난은 결국 좋은 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한다. 직원에게 투자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모든 기업들의 공감대다. 직원들과 함께 호흡하고 복지 혜택까지 함께 어우러져 경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복지는 기업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반영할 부분이었다.
-도입 전과 후, 어떻게 달라졌나.
일과 가정에 치여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하지 못해 퇴직하는 직원들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예전에는 서로 열심히 일하고 월급만 주면 되는가 보다했던 시절이 참 어리석었다고 생각한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직원들이 필요한 복지를 추가적으로 투입하고 있다. 예전에는 왜 이런 것을 신경 쓰지 못했나 싶을 정도로 직원들의 직장 만족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제는 가정 때문에 일을 포기하겠다는 직원은 없을 정도로 복지면에서 회사가 많이 성장했다.
-중소기업으로써 많은 복지 혜택을 직원들에게 주는 것이 쉽지 않았을텐데.
20년 전에는 몰랐지만 지금은 체감을 했다. 직원 복지를 꼼꼼하고 세심히 챙기는 것이 바른 경영이라는 것을. 우리 회사를 포함해서 전국에 있는 많은 중소기업들이 직원 복지를 잘 챙겨주고는 싶지만 여건상 그렇지 못한 경우가 많다.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대기업이나 직원 수가 얼마 안되는 스타트업의 경우 파격적인 직원 복지로 사람들을 끌어당기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이도저도 안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럴 경우엔 법적인 복지혜택만 직원들이 눈치 보지 않고 쓰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그 복지의 첫 시작인 것 같다. 하다보면 직원 복지가 왜 중요한지 알게 될 것이고, 그 효과는 결국 회사로 돌아오게 돼 있다.
“가정이 먼저라는 회사 배려 너무 감사해”
-실제 복지 혜택을 받아보니 어떤가.
육아기단축근무제를 쓰기 전에는 아이들이 집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다. 집에서 아이가 “배고프다”라고 전화를 해도 내가 직장에 있으니 어떻게 해줄 수 없었던 게 너무 가슴이 아팠다. 집에 혼자 있는 아이 때문에 속상해 울기도 많이 울었다. 하고 있는 업무가 회계라서 중간에 내가 육아휴직으로 자리를 비울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진지하게 퇴사를 마음먹고 있었는데 회사에서는 육아기단축근무가 있는데 왜 일을 포기하려 하나라며 적극적으로 육아기단축근무를 권장해줬다.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1시까지만 일을 보고 이후에는 가정일을 해 개인적으로 매우 만족한다.
-회사의 가장 큰 장점이 있다면.
내가 말하기 전에 회사에서 “아이가 먼저니 얼른 들어가라”라고 먼저 말을 해준다. 누구도 “애가 있어서 일을 제대로 안하네”라고 말하지 않다. 누구나 가정이 있고, 부모라면 가정을 챙겨야 하지만 아직 일 가정 양립이 되지 않는 회사들은 이런 눈치를 많이 주는 편이다. 비룡전자에서는 가정이 먼저라는 느낌을 직원들이 많이 받는다.
-워킹맘에게 가족친화제도는 어떤 것인가.
회사가 가정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제도다. 사람은 회사가 아니라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는 점을 회사가 알고 있었야 한다. 부모가 회사에 시달리면 결국 아이가 힘들어한다. 아이가 힘들어하는 것을 계속 보고 있을 부모는 없다. 일ㆍ가정 양립이 안되면 결국 부모는 일을 포기하게 된다. 특히 워킹대디라는 말보다 워킹맘이라는 단어가 더 익숙한 우리 사회에서는 엄마에게 더 많은 육아의 짐을 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회사에서 충분히 배려해주고 가족친화제도 혜택을 충실하게 직원들에게 제공한다면 일과 가정, 모두 잘할 수 있는 워킹맘들이 우리나라에도 대거 나올 수 있을 거라고 본다.
허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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