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번째 에피소드 타이틀은 <틀라텔롤코의 ‘세 문화의 광장’>이다.
지금의 멕시코시티는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지만, 아스테카 제국 시절에는 드넓은 호수였다. 아스텍 사람들은 섬의 지형적인 이점을 살려 도시를 건설했고, 테노치티틀란과 틀라텔롤코는 호수 안 섬 중에서 가장 컸다.
아스테카 제국은 적을 방어하기 위해 섬과 육지 사이에 단 세 곳만 둑길을 만들어 연결했다. 틀라텔롤코에서 아스텍 전사들은 제국의 운명을 걸고 코르테스의 침략군에 대항해 최후 항전을 벌였으나 열악한 무기와 군사전략의 부재, 동맹 부족의 반란으로 패하고 말았다.
아스테카 제국의 수도였던 테노치티틀란과 달리 틀라텔롤코는 상업 중심지로 아스텍 사람들의 역동적인 생활을 엿볼 수 있는 삶의 현장이었다. 그 사실은 처절한 시대를 사랑한 멕시코 화가 디에고 리베라(Diego Rivera)의 작품 <틀라텔롤코 시장>에서 화려했던 그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아스테카 제국은 1521년 패망하기 이전까지 약 200년 동안 멕시코와 메소아메리카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로 화려한 문명을 꽃피웠으나, 코르테스의 손에 철저히 파괴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이처럼 새로운 문명은 기존의 문명을 파괴해야 탄생하는 운명일까. 누에바 에스파냐 건설이 시작되면서 멕시코는 새로운 혼혈(mestizale)의 시대가 출발했고, 그 실상은 틀라텔롤코 세 문화의 광장에서 엿볼 수 있다.
박태수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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