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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기준금리 두달 연속 인상…취약 차주 부담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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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만에 기준금리 두달 연속 인상…취약 차주 부담 증가

한국은행이 고물가를 잡고자 한 달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이번 인상으로 기준금리는 최근 9개월간 총 1.25%p 올랐고 이 때문에 취약 차주의 이자 부담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6일 오전 개최된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1.50%인 기준금리를 1.75%로 0.25%p 올렸다.

금통위는 “대내외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나 국내경제가 회복세를 이어지고 물가가 오랜 시간 목표 수준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물가에 보다 중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는 물가 안정화를 위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과 올해 1월, 4월에 이어 이날까지 최근 약 9개월 사이 0.25%p씩 다섯 차례, 모두 1.25%p 높아졌다. 금통위가 두 달 연달아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2007년 7월과 8월에 이어 14년 9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례적으로 금통위가 추가 인상을 연속으로 결정한 것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내버려 두기 어려운 수준이기 때문이다.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 공급망 차질 등으로 지난해보다 4.8%나 올랐다. 2008년 10월(4.8%) 이후 13년 6개월 만에 가장 크게 상승했다.

이런 가운데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대출금의 이자 부담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만큼만 인상한다고 가정해도 이자 부담은 17조여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연말까지 기준금리가 적어도 2회 이상 더 오를 가능성이 큰 상태여서 다중채무자나 20·30 세대,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은행 등 금융사의 조달 비용이 증가하고, 금융사가 소비자에게 적용하는 금리는 상승하게 된다. 한은의 ‘가계신용(빚)’ 통계를 보면 올해 1분기 기준 가계대출은 모두 1천752조7천억원가량이다. 변동금리 대출이 77%이고 대출금리가 기준금리처럼 0.25%p 인상되면 이자 부담은 3조3천739억원 증가한다. 지난 9개월간 증가한 이자만 약 16조8천695억원으로 예상된다.

한은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금리인상을 포함한) 완화적 금융 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까지 나빠지면,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하락하고 대출을 많이 받은 청년층과 자영업자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확대될 우려가 있다”라고 경고했다.

민현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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