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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잇는' 인천 다문화 학교] 다문화 아이들 희망심고 웃음꽃 피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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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잇는' 인천 다문화 학교] 다문화 아이들 희망심고 웃음꽃 피워요

2020년 11월 기준 다문화 가족 인천 인구의 6.7%⋯ "1:1 교육 필요해"

다문화 학생들이 한누리 학교에서 수업을 하고 있다. 한누리 학교 제공

인천은 항만과 국제공항을 품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관문 도시다. 서울에 근접해 있어 자연스럽게 국외인이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 말하는 국외인이란 여행이나 관광, 교육 등을 목적으로 한국에 온 이들만 의미하지 않는다.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등 국제적인 난민이 처음 접하는 곳도 바로 인천이다. 다문화 교육에 가장 먼저 눈을 뜨고 대책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얘기다. 전국 최초 다문화 학생을 위한 공립대안학교인 ‘한누리 학교’가 있는 인천은 일찍부터 다문화 출신 성인이 다문화 아이들에게 ‘사랑을 잇는’ 구조가 튼실하게 잡혀 있는 광역자치단체로 꼽힌다. 이제는 국외인이 아닌, 한국인으로서, 우리가 되길 바라는 다문화 가정을 돕는 다문화 출신들을 통해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짚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한국은 다문화·다인종 사회로 전환하고 있다. 2019년 법무부 통계에 의하면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은 252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4.9%다. 결혼이민자도 13만명이다. 자연히 다문화 배경 아동과 청소년 인구도 증가하고 있다. 2021년 교육부 통계에 의하면 초·중등학교 다문화 학생은 16만56명으로 전체 학생의 3.0%다. 특히 항만과 국제공항을 품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관문 도시 인천은 2020년 11월 기준 다문화가족 인구가 7만3천298명으로 지역 전체 인구의 6.7%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와 서울 다음으로 세 번째로 많다. 올해 부평구의 한 초등학교 1학년 신입생 중 다문화 배경 아동이 15%에 달해 다문화사회를 실감케 했다.

하지만, 한국 사회가 이주민에게 요구하는 것은 하루빨리 한국어로 소통하라는 것이다.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르라’고 한국 관습 따르기를 무언중에 강요한다. 즉 한국에 동화되기를 바란다. “김치를 잘 먹는 걸 보니 한국 사람 다 되었네”라고 한다든가, 심지어 고려인을 보고 “어디서 한국말을 잘 배웠네요”라고 한다. 고려인에 대한 이해 부족에서 나오는 어이없는 말이다. 고려인 다문화 학생들에게는 “너희들은 한민족 피가 흐르니 우리와 같은 한국인”이라면서 한국인이라는 반쪽짜리 정체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 같은 어려움 속에서도 자신의 강점을 살려 다문화 가족의 인천 정착을 돕는 이들이 있다. 바로 인천교육청 다문화교육지원센터 소속 심리상담사들이다. 이들은 모두 국외인으로 이중언어를 사용한다. 스스로가 다문화 일원으로서 어려움을 겪었던 이들로, 그 누구보다 다문화 가정과 아이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지난 2006년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와 인천에 정착한 김선영씨(본명 주이꾸엔)는 베트남 국립대학교에서 언어학을 전공했다. 2007년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다문화 가정을 꾸린 이씨는 2019년부터 인천교육청 다문화교육지원센터 소속으로 다문화 아이들의 언어 교육과 심리상담 등을 하고 있다. 지난 2007년 우즈베키스탄에서 한국으로 와 인천에 살고 있는 고려인 박미선씨(본명 박아나스타나)도 이씨와 같은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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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이중언어 및 심리상담 교사들이 회의를 하고 있다. 이들 모두 다문화 출신으로, 다문화 아이들의 인천 적응을 돕는다. 인천 남동가족센터 제공

미국에는 프로미스 네이버후드 프로그램(Promise Neighborhoods Program)이 있다. 우리로 치면 다문화 빈곤 지역 아동의 학력 향상과 발전적인 진로를 위해 가정을 둘러싸고 학교와 지역사회가 네크워킹하는 사업이다. 가정과 지역사회를 오가며 성과를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이 다문화 커넥터들이다. 박씨와 김씨가 한국에서 하는 역할도 이들과 다르지 않다. 다만, 미국은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지만, 아직 우리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대다수 결혼이민자 자녀들은 아빠와 엄마의 두 가지 언어, 문화가 모두 있다. 이들은 강한 유전인자와 언어·문화적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진로를 선택할 때 폭이 넓은 장점이 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 눈치를 봐가며 한국인이 다수인 사회에서 주류에 속해야 안전할 것 같은 생각에 자기 정체성을 당당하게 밝히지 못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가엽기도 하고 짠한 마음이 든다는 게 김씨와 박씨의 공통된 생각이다.

1948년 채택된 유엔 세계인권선언에는 언어에 의한 차별과 불평등에 저항할 인간의 기본적 권리와 자유가 명시돼 있다. 문화다양성 교육에는 보편적 인권으로서의 문화적 권리, 언어적 권리, 공동체 생활을 향유할 권리가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다문화 학생의 학습권도 보장돼야 한다. 1992년 ‘민족적·인종적·종교적 및 언어적 소수집단의 권리’에 관한 유엔 선언이 채택됐다. 하지만 한국은 역사적으로 오랜 기간 ‘단일민족’ 신화의 영향으로 한국어로만 모든 학교 교육을 이끌어왔다.

다문화언어강사와 심리상담사 등에게 문화다양성과 세계시민 교육을 맡기고, 또 중도 입국한 어려운 다문화 학생에게는 교실에서 동시통역 수업을 지원하거나 별도로 한국어 학습 및 상담을 제공해 학교생활 적응을 도와야 하는 이유다. 이런 분위기가 형성되었을 때 비로소 이중언어 화자도 자부심을 갖고 자기 재능을 펼칠 수 있다. 김씨와 박씨가 다양한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건강한 사회가 되기를 소망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씨는 “흔히 다문화 가정과 한국 가정을 나눠 말을 하고 심지어 다문화 가정은 장애인처럼 약자로 보는 게 인천의 현실”이라면서도 “앞으론 그렇게 보지 않았으면 한다. 왜냐하면 다문화도 똑같은 가정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박씨도 “미국인이나 캐나다인도 다 다문화인데 유독 동남아시아인이나, 고려인, 조선인들만 다문화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글로벌 시대엔 다 같이 어울려야 하는 게 맞지 않느냐. 한국인도 미국이나 캐나다 등을 가면 처음에 적응이 어렵듯이 한국인 모두가 다문화를 이해하고 같이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화시기에 다문화 교육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본다.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세심한 정책의 배려가 필요하고 치열한 입시경쟁에서 출발선이 다른 원인으로 동등하게 경쟁할 수 없는 학생들을 위한 진로와 직업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야 할 시점이라는 게 김씨와 박씨의 설명이다.

김씨는 “우리가 하는 일이 앞으로는 없어졌으면 좋겠다”며 “모든 다문화 구성원들이 행복하게 살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그런 인천이 된다면 더이상 바랄 게 없을 것”이라고 했다. 박씨는 “이 일을 하면서 앞으로 아이들이 많은 정보를 알았으면 좋겠다. 특히 한국 아이들이 그렇다”며 “국제교육원 등에서 한국인 아이들 대상으로 러시아와 우즈백 문화를 알려주고 있지만, 더 많이 알았으면 한다. 좋은 것을 보여주고 서로 존중할 수 있는 그런 문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성윤미 한누리학교 교장 “한명 한명에 관심... 1:1 교육 필요해”

성윤미 한누리학교 교장. 한누리학교 제공

“다문화 아이들 모두가 꽃입니다. 너와 나의 다름이 한국, 그리고 인천의 아름다운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전국 최초 공립 대안 다문화 학교인 ‘한누리학교’의 수장인 성윤미 교장은 “인구감소 시대에 대안적으로 다문화 아이들을 우리 국민화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 교장은 다문화 교육이 방향성을 갖기 위해선 1대 1 교육과정이 선행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한다. 그는 “다문화 아이 한명, 한명한테 관심이 필요하다”며 “문제는 미국에선 다문화 교육을 할때 법 교육을 먼저 시작했다”고 했다. 이어 “아시다시피 우리 아이들은 법에 대해 얼마나 배울까. 거의 하지 않는다. 그 이야기는 한국에서 법교육을 이렇게나 안 하는데 다문화 아이들에게만 법을 강조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문화 아이들이 한국에서 간혹 규칙이나 법을 위반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법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상태에서 모르고 행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교육부와 법무부의 협업으로 적응단계에서부터 체계적인 법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성 교장은 아프가니스탄, 우크라이나 등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난민들을 한국과 인천이 나서서 적극 받아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그는 “독일 등 유럽 국가들은 사회적 합의 등의 노력으로 난민 수용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우리는 난민을 받지 않으려고 오히려 애를 쓴다”며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난민, 이민 정책을 바꿔야 한다. 개인주의 정서가 과거에는 강했지만, 하나하나 다름을 인정하는 세상이 오게 됐다. 세대간 격차도 그렇고, 너와 내가 다르다는 것을 일반화하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했다.

이민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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