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심회가 담아낸 국내 모든 정자의 모든 것…‘우리 정자’

나무로 만든 한국건축 연구하는 사람들 목심회
국가 및 시도유형문화유산 지정된 국내 정자 자료 수집·답사

도서출판 집 제공
도서출판 집 제공

 

율곡 이이(栗谷 李珥, 1536~1584)는 임진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강가 절벽 위에 남향으로 있는 정자(亭子), 화석장에 자주 들렀다 한다. 정자에서 보면 아래로 임진강이, 맑은 날엔 서울 삼각산과 개성 오관산까지 보이는 탁 트인 이 곳에서 이이는 시와 명상, 학문을 연구했다.

 

정자는 경치가 좋은 곳에 놀거나 쉬기 위한 목적으로 지은 집이다. 경기도엔 강화, 파주, 광주, 여주 등 일부 지역에만 분포하고 다른 지역에는 남아있지 않는데 전쟁 때 소실된 것으로 학계는 파악하고 있다.

 

국가 및 시도유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국내 모든 정자의 자료를 모으고 답사해 특성을 담아낸 책이 출간됐다.

 

나무로 만들어진 한국건축을 연구하는 사람들의 모임, 목심회 회원 17명이 한국 구석구석 정자를 찾아 정리·조사하고 연구·분석해 펴낸 ‘우리 정자’(도서출판 집刊)다.

 

건축을 전공한 국가유산수리기술자, 건축사, 전문직공무원, 교수 등으로 구성된 목심회는 1992년 첫 답사를 시작으로 매년 주제를 정해 정기답사를 다니고 있다. 2015년 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문화재를 담은 ‘우리 옛집’을 처음 발간했다.

 

이후 2015년 9월 전라도를 시작으로 2018년 말까지 전국의 정자를 답사해 실측 및 촬영했다. 그 정자들은 총 350여 동에 달한다. 이에 지난 2021년 193동이 몰려있는 경상도를 한 권으로 묶어낸 ‘우리정자-경상도’를 펴냈고, 이어 최근 출간한 ‘우리 정자’는 국가 및 시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강원·경기·서울·전라·제주·충청 지역의 정자 170동을 망라했다.

 

지역별로는 강원도 14동, 경기도 6동, 서울 33동, 충남 14동, 충북 16동, 제주 2동, 전남 51동, 전북 34동이다.

 

책은 전국의 정자를 답사하며 실측하고 도면을 그리고 촬영한 결과물을 담았다. 목심회는 “두 권의 ‘우리 정자’가 모두 출간돼 전국의 우리 정자 363동의 목록이 만들어지고 정자의 지역별 건립 주체, 입지, 평면 유형별, 온돌의 유무 등 우리 정자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책에선 정자의 건립 시기, 변천 과정, 규모와 구조, 건축적 특징 등 객관적 사실을 알 수 있다. 정자의 입지를 파악할 수 있는 배치도와 형태를 알 수 있는 평면도도 새로 그려졌다. 가구가 특이한 정자는 가구 구조도도 추가했다. 다양한 시점에서 촬영된 사진은 시점에 따라 경관 또는 구조, 상세, 장식 등을 더욱 면밀히 들여다볼 수 있게 하고, 사진으로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은 그림을 추가해 이해를 돕는다.

 

목심회는 인문학적 의미 분석보다는 세밀한 곳을 바라보고 정자를 지을 당시 현장의 상황을 떠올리며 정자의 이모저모를 살폈다. 170동의 정자를 자세히 들여다보면서 재미있는 문양이나 모양의 부재를 찾는 재미가 쏠쏠하다.

 

집필에 참여한 김석순 ㈜아름터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는 발간사를 통해 “우리나라 정자 모두를 거의 망라해 수록된 도면과 사진만 잘 분석해도 많은 논문 주제가 도리 수 있을 것으로 자부한다”며 “한국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과 후학, 한국건축에 관심을 가진 일반인, 한옥을 짓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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