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앞 청소노동자 시위에 등장한 ‘경기교육 퇴출하라’ 피켓이 시민들의 오해를 낳았다. ‘경기교육’이라는 이름이 경기도교육청을 연상케 하며, 규탄 대상과 무관한 도교육청이 엉뚱하게 휘말렸기 때문이다.
1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프레스센터 분회 소속 청소 노동자들은 지난달 3일부터 매주 목요일 집회를 진행하고 있다. 새로 계약된 ㈜경기교육이 임금·단체협약 승계를 거부하고 일부 조항 개악을 요구한 것이 발단이라는 게 노동자 측 주장이다.
㈜경기교육은 2003년 ‘경기교육사’로 출발해 참고서·교재 총판을 하던 회사다. 2011년 법인 전환과 함께 사명을 ㈜경기교육으로 변경했고, 주력 사업도 출판업에서 위생관리 아웃소싱으로 전환했다. 현재 본사는 군포시에 있으며 직원 규모는 약 30명이다. 초창기엔 참고서 출판·납품을 했지만 지금은 도서 유통과 청소·위생관리, 근로자 파견 등 아웃소싱을 병행하며 서울과 고양, 용인 지역의 고등학교와 체육·문화시설 등 4~5곳과 계약을 맺고 있다.
문제는 노조측이 손피켓, 구호를 통해 규탄 대상으로 언급 중인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이 오래전부터 정책 자료, 각종 행사, 홍보 슬로건 등에 사용 중인 브랜드명이라는 점이다.
현장에서 이를 목격한 40대 시민 A씨는 “피켓에 ‘경기교육’만 적혀 있어 처음엔 경기도교육청이나 경기도 교사들 문제인 줄 알았다”며 “자세히 알아보고 나서야 무관하다는 걸 알았다”고 했다.
경기 지역 퇴직 교사인 B씨도 “‘단체협약 무시’라는 문구를 보고 도교육청이 어떤 협약을 위반한 줄 알았다”며 “자세히 보니 전혀 상관없는 일이었다. 시민들이 헷갈릴 만하다”고 덧붙였다.
도교육청은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집회는 도교육청과 전혀 무관하다. 오해가 없었으면 한다”며 “업체 이름이 도교육청 슬로건과 같아 시민들이 혼동할까 걱정돼 대략적인 상황은 파악하고 있지만 비난의 화살이 날아올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실제 집회 신고 과정에서 작은 해프닝도 있었다. 공공운수노조가 집회를 신고하자, 신고를 접수한 경찰 측이 “회사 이름이 정말 ‘경기교육’이 맞느냐”고 되묻는 등 확인 절차를 거쳤기 때문이다.
㈜경기교육도 도교육청과 지칭 대상이 혼동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 대응에 나섰다는 입장이다. 업체 관계자는 “경기교육은 경기도교육청의 브랜드명이기 때문에 충분히 오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피켓에 ‘㈜’ 표기를 넣어줄 것을 집회 주최 측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또, 출판 사업은 중단했지만 도서 유통 사업을 위한 학교 영업을 이어가기 위해 ‘경기교육’이라는 사명을 유지해왔으며, 청소·위생관리 중심의 아웃소싱 사업이 확대되면서 이름 변경을 고민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부연했다.
더욱이 노조는 오는 8일부터 수원 광교중앙역 앞에서도 매주 금요일 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
광교중앙역은 도교육청과 가까워, ‘㈜’ 표기 없이 손피켓과 구호가 ‘경기교육 규탄’을 유지할 경우 시민들이 도교육청 관련 갈등 사안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와 관련, 노조 관계자는 “일부 피켓에는 ‘㈜’ 표기가 빠져 있는 건 맞다”며 “경기교육 문구를 적은 피켓들이 이미 제작돼 ‘㈜’를 추가할 수 있을진 모르지만, 최대한 오해가 없도록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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