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맞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펜타포트 2.0(스무살의 펜타포트)’ 개막
유례없는 극한의 폭염도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열기를 녹이지 못했다. 올해는 혼잡을 줄이기 위해 지난 2024년 입장시간 오전 11시보다 1시간 앞선 오전 10시부터 관람객 입장을 시작했지만, 펜타의 열기를 느끼려는 팬들은 수시간 전부터 오픈을 기다리며 긴 줄을 늘어뜨렸다. 불볕더위, 찜통더위 등 온갖 수식어로도 부족한 ‘역대급 폭염’도 펜타의 열기에 주춤했다.
인천시가 주최하고 인천관광공사·경기일보가 공동 주관하는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이 1일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3일간의 대장정에 올랐다.
특히 올해는 ‘펜타포트 2.0(스무살의 펜타포트)’을 슬로건으로 20주년을 맞은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역사와 ‘인천’ 이라는 도시를 결합, 인천의 정체성과 ‘펜타포트 20년’의 발전상을 보여줄 수 있도록 꾸몄다. 앞서는 20주년을 기념하는 한정판 MD상품을 판매하고, 인천에서 시작한 펜타포트가 대한민국의 대표 축제로 자리 잡기까지 비하인드 스토리와 명장면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아카이브 전시 기획도 준비했다.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을 포함한 ‘인천펜타포트 음악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2026년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축제’로 선정돼 3년간 국비 20억원을 지원 받는 등 우리나라의 대표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했다. 나아가 지난 5월에는 축제 분야 아시아 지역 최고 권위의 ‘아시아 피너클 어워드(Asia Pinnacle Awards)’에서 베스트 접근성(무장애) 프로그램 부분에 선정되면서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축제로 우뚝 섰다.
역대급 폭염이 몰아친 올해는 특히 폭염과 안전사고 대비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시는 무더위로 인한 시민들의 열사병 및 탈수 예방을 위해 의료쿨존과 미스트존, 그늘막 쉼터 등을 설치했다. 의료쿨존은 지난해 1천700㎡(514평)보다 늘어난 2천250㎡(681평)를 조성했다. 시는 올해 행사장에 3만5천명 이하의 관람 인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으며, 콘솔탑 등에 폐쇄회로(CC)TV를 설치했다. CCTV는 종합상황실과 연동해 실시간으로 관람객의 밀집도를 확인한다.
이 밖에도 폭염 대응과 관람 동선 분산 등을 위해 티켓 부스 위치를 그늘이 많은 구간에 여유 있게 배치했으며, 입장 시간도 오전 10시로 앞당겼다. 퇴장에 따른 관람객 밀집을 막기 위해 구간별 분산 방식으로 안전하게 유도할 계획이다.
■ 김뜻돌, 리도어…“음악과 함께 시원하게 놀아봅시다”
“오늘 날씨도 더운데, 음악과 함께 시원하게 놀아봅시다.”
정오께 싱어송라이터 김뜻돌이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메인무대인 KB국민카드 스타숍 스테이지의 시작을 알렸다. 빨간색 머리의 가수 김뜻돌이 빨간색 기타의 줄을 퉁기자 관객들이 이목을 집중했다. 김뜻돌만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홀린 듯 메인무대 앞으로 몰려왔다. 김뜻돌의 첫 곡인 ‘꿈에서 걸려온 전화’가 끝나기도 전 관객들이 메인무대 앞을 가득 메웠다.
김뜻돌이 감성적인 스타일의 ‘미카엘’을 부르자 관객들은 어깨동무하고 좌우로 움직이거나 무릎을 굽혔다 펴며 무대를 맘껏 즐겼다. 일부 관객들은 양팔을 들고 흔들며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김뜻돌은 “펜타포트 메인무대에 서는 건 처음이라 엄청 설렌다”며 “여러분과 함께 음악으로 하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뜻돌은 “소리 잘 지를 수 있느냐”며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고, 관객들은 큰 함성으로 호응했다. 김뜻돌은 이날 ‘꿈에서 걸려온 전화’를 비롯해 ‘미카엘’, ‘손님별’, ‘아참’, ‘사이코매니아’, ‘일반쓰레기’, ‘COBALT’, ‘비오는 거리에서 춤을 추자’, ‘속세탈출’ 등 9곡을 선보였다.
오후 1시10분 메인무대에 2번째 순서로 ‘리도어’가 올랐다. 리도어 무대 전부터 메인무대 앞에 모여든 관객들은 공연 시작을 알리는 드럼 소리가 울리자 자리에서 마구 뛰기 시작했다.
리드미컬한 기타 소리와 함께 보컬 이등대가 열창하자 관객들은 한 손을 높이 들고 위아래로 흔들며 호응했다. 리도어가 자신의 유명 곡 ‘영원은 그렇듯’을 부르자 관객들은 떼창했다. 이등대가 “뛰어”라고 말하고 물대포가 쏟아지자 관람객 수백명이 원을 그려 강강술래를 했다. 이들 원 가운데로 모이며 몸을 부딪히는 ‘슬램’을 반복했다.
리도어는 이날 첫 곡 ‘Dear. Frddy’에 이어 ‘세상: 소음’, ‘사랑의 미학’, ‘영원은 그렇듯’, ‘욕망 주사기’, ‘아직도 사랑하면 안 되는 건가요’ 등 6곡을 불렀다.
■ 드래곤포니, 더보울스, QWER…물대포에도 식지 않는 펜타 열기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첫 무대는 오전 11시30분 세컨무대(INCHEON STAGE)에서 드래곤포니가 장식했다.
드래곤포니 멤버들이 무대에 오르자 공연을 보기 위해 수백명의 관람객들이 모여들었다. 곧이어 드럼 비트를 울리며 첫 곡인 ‘Waste’가 시작하자 관객들의 함성이 울려퍼졌다. 무대 중간 밴드 음악에 맞춰 물대포가 터지며 열기를 더했다.
보컬 안태규가 “소리질러”라고 외치자 그에 화답하듯 관객들이 손을 머리 위로 올리며 소리쳤다. 드래곤포니는 “처음으로 펜타포트 무대에 오를 수 있어 진심으로 기쁘다”며 “오늘 무대를 불태우고 가겠다. 끝까지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이들은 ‘꼬리를 먹는 뱀’, ‘이타심’, ‘지구소년’, ‘모스부호’, ‘Not Out’, ‘POP UP’ 등을 연이어 부르며 펜타포트 첫 무대를 달궜다.
오후 12시40분, 세컨무대의 2번째는 더보울스가 채웠다. 더 보울스는 ‘Knock’, ‘Blast From The Past’ 등 산뜻하고 경쾌한 음악을 선보였다. 심장을 두드리는 듯한 드럼 반주에 맞춰 리드미컬한 기타와 부드러우면서 거친 보컬이 조화를 이루며 관객들의 흥을 돋우었다.
더 보울스가 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려 박수를 유도하자 관객들도 하나둘 손을 올려 박수를 쳤다. 관객들은 더위도 잊은 듯 몸을 들썩였다. 이어 ‘Radiostar’, ‘So Much In Love’, ‘Candle’, ‘Cosmos’ 등을 부르며 관객과 하나가 됐다.
오후 1시50분께 세컨무대 다음 순서로 QWER이 등장하자, 남성 관람객들이 몰려들었다. ‘Discord’ 반주가 시작하고 관객들은 소리를 지르며 열광했다. 이들은 ‘가짜아이돌’, ‘OVERDRIVE’, ‘흰수염 고래’, ‘INTERLUDE’, ‘눈물 참기’, ‘메아리’ 등을 연달아 부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음악의 하이라이트에선 물대포가 뿜어져나오며 더욱 흥을 더했다.
드럼 스틱 소리와 함께 마지막 곡인 ‘고민중독’이 울려퍼지자 환호성이 커졌다. 메인보컬인 시연은 확성기를 들고 “펜타포트 소리 질러”라고 외치자, 관객들은 한 목소리로 노래를 따라부르며 호응했다. 이들은 음악에 몸을 맞춰 한 호흡으로 무대를 즐겼다.
보컬 시연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에 올 수 있어 너무나 기쁘다”며 “작년보다 더 큰 무대에 오를 수 있어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끝까지 함께 즐겨 달라”고 덧붙였다.
■ 김승주, HYANG, 캐치더영…떼창, 어깨동무 등 관람객과 하나 되는 무대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서드무대(인천공항 스테이지, INCHEONAIRPORT STAGE)는 김승주가 포문을 열었다.
김승주가 ‘안녕, 펜타’라고 외치기 무섭게 묵직한 베이스가 울리자 관객들은 양손을 머리 위로 들어올렸다. 첫 곡인 ‘주인공의 법칙’이 시작하자 관객들은 목이 터져라 떼창하며 손수건을 흔들었다. 일부는 ‘락스타를 사랑하지마세요’라고 적힌 깃발을 중심으로 강강술래를 하기도 했다.
보컬 김승주는 “2년 전 락페에서 나도 무대에 오르겠다고 다짐했는데 이렇게 펜타포트 무대에서 여러분을 만나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쉬지 않고 달릴 테니 각오하시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케이크가 불쌍해,’ ‘내 노래 내 고백,’ ‘교환학생’, ‘도시폭격,‘ ‘소년만화,’ ’엔지‘ 등을 연달아 부르며 펜타포트 첫 서드무대를 장식했다.
이어 오후 1시께 서드무대 2번째는 향(HYANG)이 무대에 올라 관객과 함께 여름 더위를 물리쳤다. 관객들은 브릿팝 특유의 감미로운 사운드와 이따금 터져나오는 보컬의 샤우팅에 양팔을 벌리고 춤을 췄다.
공연은 색소폰 솔로 파트에서 절정을 이뤘다. 관객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몸을 젖히거나 쓰고 온 모자를 벗어 하늘을 향해 흔들었다. 공연 도중 “서드스테이지의 저력을 보여주자”는 함성에 관객들은 함성으로 화답하기도 했다.
보컬 주황규는 “이런 더위 속에서도 뜨거운 열정으로 모여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오늘 이 순간 만큼은 지워지지 않는 기억으로 만들어드리겠다”고 말했다. 향은 이날 ‘Hey!’와 ’Summer,’ ‘MIND,’ ‘I Got A Feeling,’ ‘1:9 등 모두 7곡을 선보였다.
오후 2시께 서드무대의 마지막은 캐치더영이 장식했다. 입장부터 청자켓을 벗어던지자 훤히 드러난 상반신에 여성관객들이 소리를 질렀다. 보컬 남현이 ‘점프!’를 외치자 관객들은 일제히 손가락을 치켜세우고 공중에 몸을 실었다. 특히 묵중한 드럼과 심장을 울리는 기타 솔로에 영상을 찍던 관람객마저 휴대전화를 집어넣고 응원봉을 흔들었다.
보컬 남현은 “펜타포트에서 여러분을 만날 수 있어 축복”이라며 “앞으로도 열심히 성장할 테니 여러분의 많은 성원과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상형’을 시작으로 ‘My Own Way,’ ‘Talking To My Self,’ ‘Dream it,’ ‘Don’t Stop me now,’ ‘The Legend’ 등을 연이어 선보였다.
2025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이모저모
■ “다치지 않고 록에 흠뻑 젖는 하루 됐으면”
1일 오전 9시께 인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입장까지 1시간 가량 남았음에도 관람객 500여명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시민들은 휴대전화로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노래를 틀어 놓고 얼음물이 담긴 물병을 연신 볼에 비비며 잠시 뒤 펼쳐질 락의 향연에 잔뜩 들떠 있었다.
올해 페스티벌의 첫 입장 주인공은 전라도 광주에서 새벽같이 달려온 김나연씨(22)다. 김씨는 “새벽같이 와서 기다리느라 기운이 없었는데 곧 들어갈 생각을 하니 힘이 솟는다”며 “모두들 다치지 않고 락에 흠뻑 젖는 하루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위해 ‘바위운수’ 패치를 팔뚝에 부착한 커스텀 복장을 입고 온 관람객도 있었다. 경기 용인에서 온 손영준씨(29)는 “월드콘서트를 준비하는 QWER을 응원하기 위해 왔다”며 “QWER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버스 운전사가 바위운수 소속이라 따라해 봤다”고 말했다. 이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왔지만 뜨거운 여름도 QWER에 대한 내 열정을 이길 순 없다”고 덧붙였다.
■ 개성 담은 깃발에 하나 되는 관객들…“깃발 흔들면 재미도 2배”
“평소 생각을 깃발에 표현했어요. 깃발에 공감하는 분들과 함께 즐기면 2배로 재밌거든요.”
1일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메인무대 앞에 관객들이 들어 올린 깃발 수십개가 휘날렸다. 깃발에는 아티스트 이름이나 함께 온 단체의 이름 등이 적혀 있다. 특히 ‘내꿈은 락스타’, ‘청춘이여 연대하라’, ‘LOVE MUSIC AND DANCE’ 등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깃발도 휘날렸다. 깃발 문구에 공감하는 관객들은 그 깃발 옆에서 함께 춤을 추거나 노래를 따라 부르기도 했다.
깃발을 중심으로 관객들이 원을 그리며 멀어졌다가 가까이 붙는 ‘슬램’도 반복했다. 좋아하는 가수의 명언이 적힌 깃발을 든 김재웅씨(34)는 “좋아하는 가수의 명언이 곧 내 가치관”이라며 “이 깃발을 들어야만 무대를 온전히 즐긴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행복’이라고 적힌 깃발을 든 이형찬씨(22)는 “인생 최대 목표가 행복한 삶”이라며 “이에 공감하는 관객들과 함께 페스티벌을 즐기고 싶어 깃발을 들었다”고 말했다.
■ 오늘 이 순간, 공식 굿즈로 기억
“오늘 이 순간을 꼭 기념하고 싶습니다.”
1일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 송도달빛축제공원. 20주년을 맞아 인천펜타포트 락 페스티벌의 공식 굿즈를 사러 온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다. 올해는 펜타포트의 20주년 되는 해로 ‘I LOVE ROCK STAR’가 적힌 티셔츠는 물론, 모자, 수건, 가방 등 더욱 다양한 굿즈들을 판매하고 있다.
20주년을 맞아 처음 펜타포트를 찾았다는 이새롬씨(22)는 “락 페스티벌은 처음이지만 뜻 깊다”며 “굿즈로 남기고 싶어서 셔츠를 꼭 사고 싶었다”고 했다.
이날의 헤드라이너인 아시안 쿵푸 제너레이션(ASIAN KUNG-FU GENERATION)를 보러 왔다는 민우석씨(27)는 “지난 2023년부터 꾸준히 펜타포트에 오고 있다”며 “오늘은 추억하는 마음으로 라인업 티셔츠를 구매해 간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반=이병기·황남건·박귀빈·노재영기자
사진=김시범·조병석·조주현·윤원규·홍기웅·김도현·황영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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