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강유정 즉각 해임해야…대통령 권력 업고 호가호위”

“조희대 사퇴 요구에 공감한다더니 대통령실 속기록에서 슬그머니 빼”
“언론이 항의하니 또 발언 복구...진실 지우려 한 조작”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화성을)가 최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통령 권력을 등에 업고 호가호위했다”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강유정 대변인의 행동은 과거보다 훨씬 노골적이고 대담하다. 과거의 기록 왜곡은 은밀히 사후적으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언론 앞에서 실시간으로 삭제와 복구가 반복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사고의 진실을 밝히는 블랙박스를 고칠 수 없는 것처럼, 국가의 기록 역시 권력의 입맛대로 수정되어서는 안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럼에도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추미애 의원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라고 발언했으면서도, 대통령실이 배포한 속기록에서는 이 대목을 슬그머니 뺐다”며 “언론의 항의가 빗발치자 1시간도 안 되어 복구됐지만, 이는 논란이 커지자 진실을 지우려 한 조작”이라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국민은 이미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의 최초 보고 시각 변경과 국가위기관리지침 불법 수정, 그리고 노무현 정부 시절의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삭제 사건을 통해 기록 왜곡이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과정을 경험했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기록의 조작과 삭제는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도전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돼 왔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과거의 기록 왜곡은 은밀히 사후적으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언론 앞에서 실시간으로 삭제와 복구가 반복됐다”며 “더구나 강 대변인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언론에 책임을 떠넘겼다. 이는 언론의 감시 기능을 무력화하고 진실을 권력의 입맛에 맞게 재단하려는 오만한 태도”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현 외교 상황을 한미 간에도, 주변국과의 관계에서도 계속 산으로 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의 입이 제멋대로 행동한다면, 그것은 단순한 말실수로 끝나지 않고 곧바로 외교적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하는 강 대변인의 태도를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기록을 제멋대로 수정하며 공직기강을 해태한 강유정 대변인을 즉각 해임해, 더 큰 외교적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그는 “역대 정권에서 기록을 지우거나 통계를 왜곡하려던 시도는 결국 국민의 심판 속에 정권 자체를 지우고 말았다”며 “ 역사는 기록과 숫자를 통해 진실을 남기고, 끝내는 권력을 심판한다”고 글을 끝맺었다.

한편 강 대변인은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하남갑)이 조 대법원장에 사퇴를 요구한 것을 언급하며 “그 요구가 나오는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서는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점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가 ‘대통령실이 추 위원장의 주장에 공감했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불과 1시간20여분이 지난 후 브리핑을 열어 “앞뒤 맥락을 자른 채 브리핑 취지를 오독한 것”이라고 방어한 바 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대통령실은 ‘원칙적으로 공감’이라는 부분이 빠진 채 “개연성과 그 이유에 대해서 좀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라고 수정된 속기록을 배포했다.

이후 언론 측에서 재차 문제를 제기하자, 50여 분 뒤 해당 발언을 다시 포함한 속기록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