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널 안 차량서 의식 잃은 운전자…육군 장병들이 살렸다

뇌전증 앓고 있어 발작 증상으로 터널 벽에 충돌
운전자, 병원으로 이송돼 의식 찾아
"군인이라는 신분이 움직이게 했다"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예하 특수기동지원여단 조현준 중위(왼쪽)와 정석희 일병.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제공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예하 특수기동지원여단 조현준 중위(왼쪽)와 정석희 일병. 육군 지상작전사령부 제공

 

육군 장병들이 터널 내 사고 차량에서 민간인을 구조한 선행이 뒤늦게 알려졌다.

 

23일 육군 지상작전사령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전 10시께 예하 특수기동지원여단 조현준(24) 중위와 정석희(19) 일병이 외근을 위해 포천시 일동터널을 지나던 중 사고 차량 한 대를 목격했고, 차를 멈춘 뒤 주저 없이 사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당시 차량은 터널 내부를 들이받은 뒤 정차 중이었다. 차 안에는 20대 남성 운전자가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있었고, 동승한 여성은 갑작스러운 사고에 당황한 상태였다.

 

이에 조 중위는 머리에서 흐르는 피가 입안으로 들어가 기도를 막지 않도록 운전자를 응급처치했고, 정 일병은 119에 신고해 사고 위치와 환자의 상태를 전달했다.

 

또 터널 내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도로를 통제하며 구급대원들이 도착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이들의 선행 덕분에 운전자는 병원으로 안전히 이송돼 의식을 되찾았다.

 

사고 조사 결과, 뇌전증을 앓고 있던 운전자가 차량 운행 중 발작 증상이 일어나며 터널 벽에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포천소방서 일동 119안전센터 관계자는 "두 군인의 용기 있는 행동으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고 2차 사고까지 예방할 수 있었다"고 감사를 표했다.

 

정 일병은 "처음에는 당황스러웠지만 군복을 입고 있는 군인이라는 신분이 나를 움직이게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고, 조 중위는 "군의 근본적인 목적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기에 망설임 없이 달려갔다"고 말했다.

 

군은 선행으로 생명을 구한 이들에 대해 포상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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