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李대통령, 13조 현금 살포 말고 디지털 인프라 재구축하라”

국정자원 화재로 정부 전산망 마비…“단순 사고 아닌 취약성 드러낸 경고”
“주 4.5일 말하던 李, 밤샘 복구 지시 아이러니…문제는 사람 아닌 구조”
“단기간 복구 어려워…거짓 희망 말고 현실 알려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화성을)가 정부 전산망 마비 사태를 언급하며 “13조 원 현금 살포 정책 대신, 그 돈으로 디지털 인프라를 완전히 새로 구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현금은 쓰면 사라지지만 제대로 된 디지털 인프라는 국가의 영구적 자산이 된다”며 “이재명 대통령께서 직접 나서야 한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사고가 아니라 우리 디지털 인프라의 취약성을 보여준 경고”라고 밝혔다.

그는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전산 시스템이 마비된 상황을 거론하며 “대구·광주 분원이 있었지만 작동하지 않았다. 지리적 이중화를 위해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애초에 고가용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설계된 시스템은 다시 만드는 수준까지 가야 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 “평소 주 4.5일 근무 같은 장밋빛 미래를 그리시던 대통령께서 이제 와서 공무원들에게 밤샘 복구를 지시하시는 모습이 아이러니하다”며 “문제는 사람이 아니라 구조다. 잘못 설계된 시스템은 아무리 노력해도 한계가 있으며, 개선에는 충분한 예산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1만7천60개 정부 시스템 중 오래된 것은 단기간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일부는 개발자도 떠났고, 문서화도 제대로 돼있지 않으며, 소스 코드조차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정부는 국민께 거짓 희망을 주기보다 현실을 솔직히 알리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만7천60개의 정부 시스템이 외주에 의존해 중구난방으로 개발돼, 문제가 생겨도 고칠 사람이 없다”며 “직접 개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외주만 의존한 결과가 오늘의 사태를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정부에 ▲정부 시스템 고가용성 보장 위한 법제 강화 ▲IT 인프라 현대화 특별예산 편성 ▲정부 시스템 전면 재구축 10개년 계획 ▲전자정부표준프레임워크 전면 현대화 ▲정부 직접 개발 역량 확보 등의 구체적인 대책을 제안했다.

그는 “작년 행정망 마비, 2022년 카카오 사태에 이어 똑같은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국민이 365일 24시간 안정적으로 행정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민생이고 국가의 기본 책무”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현금 살포식 단기 정책이 아니라 미래 세대를 위한 디지털 인프라 투자야말로 국가의 역할”이라며 “여야를 떠나 건설적 정책에는 적극 협력하겠다. 나무를 심기 가장 좋은 때는 20년 전이었지만, 두 번째로 좋은 때는 지금”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앞서 지난 26일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 화재로 전산망 마비 사태가 나흘째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통령은 이에 전날 “신속한 시스템 복구와 가동, 국민 불편 최소화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라”며 전산망 이중화 등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지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