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군대가 국민에 총 겨누는 일 결단코 안 돼…불법계엄 잔재 청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행사 기념사
"한미동맹 기반 전시작전통제권 회복…한미 연합 방위태세 주도"
"스스로의 힘 키워야…감히 주권 넘볼 수 없는 '불침의 나라' 만들어야"
"스마트 정예강군 재편…국방비 증액해 첨단기술 집중 투자"

이재명 대통령이 국군의날 기념사에서 “굳건한 한미동맹 기반 위에 전시작전통제권을 회복해 대한민국이 한·미 연합 방위태세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1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건군 77주년 국군의 날 행사 기념사에서 “확고한 연합방위 능력과 태세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은 물론, 지역의 안정과 공동번영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인류 역사상 가장 긴 평화와 공존의 시기가 저물어가고 갈등과 대립이 격화하는 각자도생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며 "대한민국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누구에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힘을 더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확실한 안보는 싸울 필요가 없는 상태, 즉 평화"라며 "평화를 깨뜨리는 위협에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응하는 힘 있는 나라, 누구도 감히 우리의 주권을 넘볼 수 없는 불침(不侵)의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은 “무기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이제는 최첨단 전차와 자주포, 전투기, 잠수함을 수출하는 방위산업 강국으로 거듭났고, 북한 국내총생산(GDP)의 1.4 배에 달하는 국방비를 지출하는 군사 강국이며, 굳건한 한미동맹과 그에 기반한 확고한 핵 억지력도 갖추고 있다”며 “우리 국방력에 대한 높은 자부심과 굳건한 믿음에 기초해 강력한 자주국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대통령은 지난해 발생한 12·3 비상계엄 사태를 거론하며, 계엄 잔재 청산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극히 일부 군 지휘관들은 군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최고 권력자의 편에 서서 국민을 향해 총부리를 겨눴다. 다행히 대다수의 군 장병이 부당한 명령에 저항하는 용기를 낸 덕분에 비극을 막아낼 수 있었다"며 "그러나 민주주의 퇴행, 민생경제 파탄, 국격 추락으로 국민들이 떠안아야 했던 피해는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라고 평했다.

이어 “군 통수권자이자 국민을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불법 계엄의 잔재를 말끔히 청산하고, 헌법과 국민을 수호하는 군대로 재건하기 위해 민주적, 제도적 기반을 더욱 강화하겠다”면서 “국민을 지켜야 할 군대가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누는 일은 앞으로 결단코 되풀이되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구체적인 국방 정책으로 ▲스마트 정예강군 재편 ▲방위산업 육성 ▲군 장병 처우 개선 등을 제시했다.

먼저 '스마트 정예 강군 재편'에 대해서는 "인공지능(AI) 전투로봇, 초정밀 고성능 미사일 등 첨단 무기체계가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년도 국방예산을 전년 대비 8.2% 늘어난 66.3조원을 편성해 첨단 기술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또 "과감한 방산기술 개발 투자로 국방력 강화와 경제 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군 장병 처우개선 방안에 대해 "초급 간부의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든든한 허리인 중견 간부들의 직업 안정성을 높이겠다"며 "부상 장병에 대한 지원과 예우를 강화해 '부를 땐 국가의 자녀, 다치면 나 몰라라'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통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