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흥중’ 교명 확정, 그러나 ‘여주한글중’ 제안도
여주 교육현장이 역사적 변화를 앞두고 있다.
1945년 개교 이후 80년간 남학교(남학생만을 가르치는 학교)로 운영돼 온 여주중학교와 지역 대표 여학교였던 여주여자중학교가 2026학년도부터 나란히 남녀공학 체제로 전환된다.
이는 단순한 학교 운영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여주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중요한 발걸음으로 평가된다.
여주중학교는 80년의 전통을 이어온 만큼 이번 변화로 남녀가 함께 배우는 공동체적 학교로 거듭 나게 된다.
여주여자중학교는 교명을 ‘여흥중학교’로 변경해 새로운 출발을 알릴 예정이다. ‘여흥’은 여주의 옛 지명에서 따온 것으로, 지역의 정체성을 담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또 다른 제안도 나오고 있다.
여주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제된 세종대왕릉의 고장으로 세종의 얼이 깃든 한글의 고장이라는 점을 살려 ‘여주 한글중학교’라는 교명으로 바꾸자는 의견이다.
운동장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인근 여주여자고등학교가 ‘세종고등학교’로 교명을 바꾼 사례가 있는 만큼 ‘세종고–한글중’이라는 조합은 역사성과 미래지향성을 동시에 갖춘 상징적 교육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평가다.
일부 시민들은 “여주 한글중은 세종대왕의 업적을 계승하고 창의적 정체성을 강조하는 데 더없이 적합한 이름”이라며 적극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남녀공학 전환 준비는 철저하게 진행됐다.
여주교육지원청은 2021년부터 전환계획을 수립하고 학부모·학생 설문조사,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행정예고와 확정절차 등을 거쳤다. 또 화장실, 탈의실, 양호실 등 시설 개선을 마쳐 학생들이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했다.
여주중학교는 최근 ‘학교 소개의 날’을 열어 변화된 교육과정을 학부모와 초등학생들에게 공개했다. 학부모들은 “남녀 학생이 함께 어울리며 성장할 수 있어 기대된다”고 전했다.
구광준 교장은 “학생 중심의 미래 역량 교육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교명을 ‘여흥중학교’로 확정한 건 지역 정체성을 살리려는 고민의 결과”라며 “다만 ‘한글중학교’ 같은 제안도 여주가 가진 특별한 역사성과 교육적 상징성을 고려할 때 의미 있는 의견이지만 이미 교명 변경을 진행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번 남녀공학 전환과 교명 변경은 여주 교육의 정체성과 미래 비전을 함께 담아내는 과정이다. ‘여흥중’이라는 지역적 상징성과 ‘한글중’이라는 창의적 제안이 교차하는 현재 여주교육의 선택이 학생들과 지역사회의 자긍심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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