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에 황금빛 벼가 고개 숙이는 계절, 풍요로움이 무르익는 한가위가 찾아왔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들 사이에 반가움도 잠시, 명절 단골 불청객을 맞이해야 한다. 이른바 ‘명절 밉상 행동’. 올해도 어김없이 밥상머리 앞 분위기를 흔드는 3대 명절 밉상 행동을 관련 설문조사 등을 바탕으로 꼽아봤다.
■ 끝없는 잔소리 폭탄
“결혼은 언제 하니?”, “취업은 됐니?”, “애는 언제 낳을 거야?”
명절 자리에서 어른들이 입을 떼는 순간, 젊은 세대의 표정은 굳어진다. 관심과 걱정의 표현이라지만, 듣는 입장에서는 ‘심문 당하는 기분’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 같은 잔소리는 단순 질문에 그치지 않는다. 실제 젊은 세대에게는 타인과의 비교로 받아들여 심리적 부담감이 커진다. 전문가들은 “관심이라고 생각한 말이 상대에게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며, 명절 자리에서 질문을 줄이고 경청하는 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2일 취업플랫폼 캐치가 Z세대 구직자 1천92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8%는 명절에 듣기 싫은 잔소리로 “취업은 했니?”를 꼽기도 했다.
■ 자식 자랑 폭격기
“우리 애는 대기업 들어갔는데” “이번에는 해외 유학 다녀왔어”
이모, 삼촌들은 이번 명절에도 자식 자랑을 이어갈 예정이다. 다른 조카들은 자연스럽게 비교 대상이 된다. 겉으로는 웃으며 맞장구치지만, 속에서는 절규가 터져 나온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연스러운 행동이겠으나, 타인에게는 상대적 박탈감, 불편함 등이 전해진다.
■ 어린 조카, 친척 동생들의 돌발 행동
어린 친척 동생을 둔 30대 서영상(가명)씨는 이번 명절도 고가의 프라모델을 숨기기에 급급하다. 친척 동생의 마음을 흔드는 프라모델을 들키면 눈물을 머금고 친척 동생에게 건네줘야 하기 때문이다.
20대 최희지(가명)씨는 제대로 된 인사도 없이 용돈 봉투만 챙기는 조카가 때로는 얄밉다. 추석 기간 내내 스마트폰만 붙잡고 있던 조카가 “이모 음식 맛없어”라고 혹평이라도 남기면 마음 한 구석이 쓰린 명절을 보내야 한다.
명절처럼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는 이처럼 조그만 무례도 모두에게 불편을 주기 쉽다.
전문가들은 “어린 세대도 예절과 책임감을 배우는 자리”라며, 명절 준비 과정에서 간단한 역할 분담과 행동 가이드를 미리 알려주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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