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 반납한 李대통령, 화재 14일만 현장 찾아 복구 상황 점검 “국가 전산 자원, 국방 수준으로 관리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오전 대전 유성구의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을 방문해 화재 피해 복구 상황을 점검하고 연휴 기간 내내 현장에서 복구 작업에 매달린 직원들을 격려했다.
이번 방문은 추석 연휴 직후 당초 예정된 연차 중 이뤄진 것으로, 국가 전산망 마비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날 연차 휴가 중임에도 불구하고 정부 정보시스템 복구 현황을 직접 살피고 담당 공무원들로부터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다. 이 대통령의 국정자원 현장 방문은 지난달 26일 발생한 화재 이후 14일 만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화재구역 배터리를 모아둔 냉각 침수조를 먼저 살펴본 뒤, 불이 난 5층 전산실을 찾아 피해 상황과 발화 요인, 배터리 적재 방식의 문제 여부 등을 꼼꼼히 확인했다. 이어 행정안전부로부터 복구 진행 상황과 향후 대책을 보고받고 주요 행정정보시스템의 복구 속도를 높이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무엇보다 복구가 최우선 과제”라며 “예산이나 인력을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투입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어 “국가 전산 자원의 중요도는 국방과 비견할 만큼 절대적이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근본적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또 “이제 전산 데이터는 국가 운영의 핵심이라는 점을 온 국민이 체감하게 됐다”며 “비상근무 중인 복구 인력과 공무원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임해달라”고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현장 직원들에게 신체적·정신적 피로 누적과 안전 문제를 세심히 챙기라고 지시하며 “근무 여건을 안전하게 개선하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저도 중간에 낀 샌드위치 데이에 연차를 내서 공식적으로 쉴 생각”이라면서도 “공직자에게 휴가나 휴일이 어디 있겠느냐. 24시간 일하는 것이다.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는 게 공직”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날 현장 방문은 그 발언이 현실로 이어진 셈이다.
현재 정부는 국정자원 화재로 중단된 행정정보시스템 수를 기존 647개에서 709개로 정정했으며, 이 가운데 214개(복구율 30.2%)가 복구된 상태다. 화재 발생 보름이 지났지만 여전히 복구 속도가 더딘 가운데, 대통령이 직접 복구 계획을 챙기며 현장 인력의 노고를 살피는 모습은 복구 작업의 동력 확보와 국민 불안감 완화를 노린 행보로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이번 현장 방문이 연휴 기간 불거진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논란을 의식한 행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 관계자는 “명절에도 쉬지 못한 채 복구에 매진한 공무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일정일 뿐, 정치적 고려는 없었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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