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열풍 속 경기도엔 ‘아레나’가 없다

가장 많은 공연 소비자 지역 무색... 도내 1만석 이상 실내 공연장 전무
관련 산업 불균형 구조 심화 지적

인스파이어 아레나 전경. 인스파이어 제공
인스파이어 아레나 전경. 인스파이어 제공

 

국내 K-POP 공연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지만 가장 많은 공연 소비자를 가진 경기도에는 아레나급(1만석 이상 규모) 실내공연장이 한 곳도 없어 ‘K-공연산업의 불균형 구조’가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13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에서 현재 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아레나급 실내 공연장은 서울의 ▲고척스카이돔 ▲KSPO돔 ▲잠실종합운동장,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 ▲남동체육관 5곳 뿐으로 국내 대부분의 K-POP 공연이 이들 공연장에서 열리고 있다.

 

그러나 1천400만 명이 거주하는 국내 최대 공연 소비지인 경기도에는 수원컨벤션센터 등 중형급 공연·전시 복합시설만 있어, 음향·무대 구조·시야 확보 측면에서 K-POP 대형공연을 소화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실내 전시장인 고양 킨텍스(KINTEX)는 스탠딩으로는 최대 2만 명까지 수용할 수 있지만, 공연 전용 설계가 아니라 무대와 좌석이 고정되지 않아 매번 가설 구조물을 설치해야 하는 등 상설 공연장으로 운영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안산시갑)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티켓링크 등 주요 예매처를 통한 국내 공연 티켓의 해외 판매 수는 2022년 6만3천686장에서 2023년 21만5천383장으로 약 238% 늘었고 2024년에는 45만3천68장으로 다시 두 배 이상 증가해, 국내 공연시설이 밀려오는 외국인 관람객을 수용하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일본은 도쿄돔·교세라돔·반테린돔 등 5곳의 대형 돔구장을 포함해 1만 석 이상 수용 가능한 실내경기장이 29곳, 미국은 AT&T스타디움·NRG스타디움·알라모돔 등 20여 개의 폐쇄형 돔 경기장을 운영하는 등 대도시마다 아레나급 공연장을 분산해 지역 간 문화 격차를 줄이고 있어 우리나라와 뚜렷한 대조를 보인다.

 

양 의원은 “K-POP의 폭발적인 성장세를 국가적 문화 경쟁력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대형 아레나 설립을 포함한 공연 인프라 확충이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지역 사회에서는 교통 접근성과 숙박 인프라가 우수한 경기도를 차세대 K-POP 공연의 거점으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서울은 이미 공연시설이 포화상태니까 경기도 쪽에 종합공연 시설이 들어서야 하고 구체적인 입지는 전문가들로 구성된 부지선정위원회를 통해 정하는 등 국가 차원의 전력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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