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소식통

[김종구 칼럼] 양평 면장 사건, 부검은 있고 조사는 없고

警 부검 강행 ‘의혹 없게’
故人은 ‘특검 수사’ 유언
‘특검 수사’를 수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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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소식을 전한 건 경기일보다. ‘황 기자’의 단독 보도였다. 보도 시각이 10월10일 오후 2시23분이다. ‘정 면장’이 발견된 건 11시14분. 자택 화장실에서 숨진 상태로 있었다. 죽음을 전제한 유서가 확인됐다. 타살 혐의점으로 알려진 게 없다. 경찰도 애초 타살 혐의는 없다고 봤다. 그런데 하루 뒤 부검 영장이 청구됐다. 당시까지 유가족은 반대했지만 부검을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결국 13일 부검했다. 

 

‘관심이 큰 사건, 정확한 사인 규명.’ 경찰 입장을 잘 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분명 하다. 우리 정서에 부검은 거부감이 크다. 유족 뜻은 그래서 중요하다. 멀지 않았던 예가 ‘백남기 사건’이다. 이명박 정부 때 경찰 물대포에 맞았다. 의식을 잃고 300일 만에 숨졌다. 경찰이 부검 영장을 청구했고 판사가 발부했다. ‘부검 반대’ 요구가 거셌다. 그때는 진보 진영의 목소리였다. 민주당 박주민 의원도 거기 있었다.

 

정황은 극단적 선택을 가리킨다. 특검 조사를 마친 불안정한 상태였다. 동의한 진술에 대한 유감을 말하고 있었다. 정황을 기록한 메모를 주변에 전했다. 생을 정리하는 유서도 작성했다. 부검의 목적이 뭔가. 타살 가능성 확인이다. 이번 사건의 가능성은 낮다. 반대로 ‘정 면장’이 일관되게 가리킨 방향은 분명하다. 특검 조사 과정에서의 강압, 회유, 모욕, 수모다. 메모장에 자세히 적었다. “세상을 등지고 싶다”.

 

그 ‘몇 % 타살’에 경찰은 신속했다. 가족 반대 시점에서 부검 영장을 쳤다. 그런데 정작 ‘지목된 가해 행위’는 찾지 않고 있다. 읽고 읽어도 절박한 절규다. 공포와 절망이 행간에서 떨어진다. 죽음과 맞바꾸며 써 내려간 고발장이다. 그 속에 가해행위—강압·회유·모욕·수모—가 있고, 가해자—○○○수사관—가 있다. 그런데도 경찰은 한쪽으로만 분주하다. 시신 부검 소식만 들리고 특검 조사 소식은 안 들린다.

 

‘정 면장’은 한을 남겼다. 그 진실이 10월2일에서 10월3일 새벽 사이에 있다. 수사 녹화 파일이 있지 않겠나. 확인해야 한다. 지목된 수사관 역할은 뭐였나. 밝혀야 한다. 최초 조서는 작성돼 있나. 후속 조서와 비교해야 한다. 심야 조사 동의는 있었나. 그 진정성을 살펴야 한다. 세 차례 휴식을 줬다고 했는데 휴식의 형식·장소를 밝혀야 한다. 이 모든 게 진실을 밝히는 증거다. 특검과 고인 모두에게 절실하다.

 

그런데 이 현장을 일방이 지배하고 있다. ‘○수사관’은 특검 내부에 있다. 바꾸고 정리할 수 있다. ‘정 면장’ 측은 특검 외부에 있다. 바꿀 수도, 정리할 수도 없다. 이쯤에서 스치는 데자뷔가 있다. 검찰의 강압 수사 역사다. 매번 이랬다. 현장과 시간은 늘 검찰이 지배했다. 나중에 결론도 검찰 쪽이었다. ‘강압 수사 증거 없음’. 그런 검찰 없애겠다는 이 정부다. 그런데 이 정부 특검이 그걸 재연하고 있다. 똑같이.

 

국민의힘이 “특검 해체”를 외친다. ‘정 면장’ 메모에 그런 말 없다. 민주당이 “정치 악용”을 외친다. ‘정 면장’ 유서에 그런 말 없다. 평생을 공직자로 살아왔다. 전해 듣기에 정치에 줄을 대 본 적도 없다. 정치의 혜택을 입은 적도 없다. ‘정 면장’이 메모 말미에 썼다. “주민 위해 공무원 열심히 생활했다.” 마지막 임지의 주민들이 이런 만장을 내걸었다. “그리운 마음 가득히, 당신의 따뜻함을 마음에 새깁니다.”

 

2009년 5월23일 전직 대통령이 숨졌다. 검찰 조사를 받은 지 20여일 만이다. ‘논두렁 시계’, ‘○○○씨’.... 검찰 수사 폐습이 도마에 올랐다. 모든 게 바뀌었다. 대통령은 ‘진보 정신’으로 길이 남았고, 검찰 권력은 석양에 지기 시작했다. 2025년 10월 어느날, 양평군 면장이 숨졌다. 특검 수사의 모멸감을 증언하고 갔다. 전 대통령에 비견할 수 있을까만, 그래도 그를 아는 양평 군민에게는 남긴 부탁이 있다.  한(恨).

 

타깃 넓힐 필요 없다. 논점 흐려진다. ‘특검’이 죽인 게 아니다. ‘특검 수사’가 죽인 것이다. 그 ‘특검 수사’를 수사해야 한다. 부검보다 몇 배 중한 수사다.

 

主筆 김종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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