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휘모 사회부장
2011년 1월21일 새벽 소말리아 앞바다. 대한민국 해군 청해부대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된 삼호해운 소속 선박 삼호주얼리호에 침투, 5시간여의 교전 끝에 선원들을 구출했다.
한국군이 해외에서 수행한 최초의 인질 구출 작전. 한국인 8명을 포함한 21명의 선원 전원을 구출한 이 작전은 당시 한민구 합참의장의 제안에 따라 ‘아덴만 여명(黎明) 작전’으로 명명됐다.
2025년 7월. “캄보디아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경북 예천 출신 대학생 A씨가 한 달 뒤 캄보디아 깜폿주 보코산 지역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지 경찰은 검안에서 A씨의 사망 원인을 ‘심장마비(고문으로 인한 극심한 통증)’로 기재했다.
사건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며 국민들은 큰 충격에 휩싸였고 동남아시아 국가 전반에 대한 불신과 함께 캄보디아 감금·납치 피해 신고가 잇따르고 있다.
외교부 조사 결과, 캄보디아로 떠난 뒤 연락이 두절되거나 범죄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되는 자국민 수는 수십명. 범죄 조직에서 극적으로 벗어난 구조자들의 입에서는 감금과 구타는 물론이고 전기고문까지 당했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동남아에 납치 감금돼 살해된 한국인의 피해 내용을 다룬 영화 ‘범죄도시’ 실사판이 캄보디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아덴만 여명 작전 14주년을 맞은 대한민국이 또다시 자국민 보호 역량을 입증해야 할 시험대에 섰다.
구출 작전을 펼칠 여건은 과거보다 좋지 않다. 작전 무대는 망망대해에 떠 있는 선박이라는 제한된 공간이 아닌 캄보디아 전역. 구조를 요하는 대상자도 8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상황을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국가의 존재 목적과 근본적인 사명. 바로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이다.
대한민국의 국격과 해군의 위상을 전 세계에 떨친 아덴만 여명 작전이 다시 한번 캄보디아에서 재현되길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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