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대] 암표, 어쩔 수가 없나

이호준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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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의 33년 팬으로서 하루하루 행복함에 취해 있는 요즘이다. 7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고 1999년 이후 목말라 있는 ‘우승’의 기회가 보이기도 하고. 그런데 딱 한 가지가 아쉽다. 입장권을 구할 수 없어 야구장에 갈 수 없다는 것.

 

대전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1차전 티켓 예매일인 15일. 이날 예매는 KBO가 지정한 전문 회사를 통해 인터넷 홈페이지 예매와 전화 예매로 진행됐는데 예매 시작 시간인 오후 2시에 딱 맞춰 홈페이지에 접속했지만 대기순번 16만번째라는 표시가 떴다. 경기가 열리는 대전야구장이 최대 1만7천명 입장이 가능한 것을 감안하면 입장이 불가능한 순번이다. 전화 예매는 1시57분부터 먹통이다.

 

티켓 예매 사이트가 먹통이 되던 순간 이미 중고 거래 사이트인 ‘티켓베이’에는 1장에 30만원이 넘는 가격으로 표가 거래되고 있었다.

 

대구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3차전 티켓 예매 상황 역시 마찬가지다.

 

연인이나 친구와 둘이 야구 보러가면 100만원, 4인 가족이 가려면 150만원은 지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부와 KBO는 앞서 암표 거래를 철저히 막겠다고 했지만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국정감사에서 공개된 내용을 보면 지난해 기준 티켓베이의 거래 건수 기준 상위 1%(441명)의 거래 건수는 12만2천745건으로 전체의 41.2%를 차지하고 거래 금액은 298억원에 달했다. 1인당 연간 278장, 평균 6천700만원어치를 거래한 것으로 온라인 암표상이 조직화·사업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또 국내 4대 프로스포츠 관련 온라인 티켓 암표 신고는 최근 1년 동안 4만건에 달하지만 적발은 겨우 4건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30년 전 암표 거래는 경기 당일 경기장 앞에서 은밀하게 이뤄졌지만 이제는 24시간 온라인에서 대놓고 거래된다. 관계기관은 언제까지 ‘눈 뜬 장님’으로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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