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현배 디지털뉴스부장
곰돌이는 귀엽지만 곰은 무섭다. 캐릭터로 만나는 곰은 푸근하고 귀엽겠지만 직접 만난 곰은 공포 그 자체다. 일본 이야기다. 최근 아키타현에 곰이 출몰해 사상자가 나왔다고 한다. 산에 사는 곰이 인가에 내려와 사람을 공격해 사망자까지 발생했다. 지자체 힘만으론 역부족이었는지 아키타현의 지사는 자위대 파견을 요청하겠다고 한다.
한국에선 길을 가다 곰을 만날 일이 거의 없다. 그 대신 멧돼지, 들개, 너구리 등과 마주칠 수 있다.
필자도 최근 동네 뒷산에 산책하러 갔다가 들개 무리를 만나 혼비백산한 적이 있다. 눈을 마주치지 않고 천천히 자리를 피하는 그 짧은 시간이 한없이 길고 공포스러웠다. 집에 돌아와선 들개를 포획해달라고 지자체에 즉시 민원을 넣었다.
야생동물이 도심에 나타나는 이유는 대부분 먹이 때문이다.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두려움을 무릅쓰고 사람들 사는 곳으로 내려온다. 그러다 위협적인 멧돼지는 포수의 총에 목숨을 잃기도 한다.
먹이가 부족한 이유 중엔 인간이 개발을 명목으로 자연을 훼손했기 때문이란 점도 있다. 야생동물의 도심 출현에는 인간의 책임이 일정 정도 있다. 그래서 야생동물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우선 야생동물을 만났을 때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다. 멧돼지를 만났을 때 소리 지르고 뛰지 않기, 너구리를 봤을 때 만지지 않기 등 서로를 자극하지 않는다.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이 필요하다. 자연 서식지를 보전하거나 복원하고 도심 곳곳에 생태통로, 동물 전용 다리, 터널을 만들 수 있다. 또 도시가 사람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인식을 갖게 하는 다양성 교육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산림면적은 전 국토의 약 60%이고 경기도는 50%를 넘는다. 야생동물과 함께 살아야 하는 환경이다. 산과 도시가 붙은 경우가 많다 보니 등산로와 마을 길에서 야생동물을 만날 확률도 높다.
야생동물은 우리에게 공포의 대상이지만 공존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공존은 작은 배려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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