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전하는 가장 오래된 매체, 편지'…가을에 읽는 책 4선 [책 소개]

반 고흐의 고독부터 다산 정약용의 가르침까지
마음을 눌러 쓴 ‘편지의 문장들’ 속 따뜻한 울림

실시간 의사소통이 너무 당연한 요즘이지만 편지는 마음을 전하는 가장 역사적이고 오래된 매체다. 공식적으로 알리기 위해 쓴 글이 아닌 사적이고도 솔직한 마음을 담아 쓴 편지글은 때때로 독자에게 더 깊은 울림과 감동으로 다가온다. 마음을 담아 한 글자씩 눌러 쓴 편지 한 통이 생각나는 가을, 편지글이 담긴 책을 소개한다.

 

 

(출판/톱)[책 소개] '마음을 전하는 가장 오래된 매체, 편지'…가을에 읽는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등
도서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위즈덤하우스 제공

 

■ ‘반 고흐, 영혼의 편지’(빈센트 반 고흐 지음, 신성림 엮음)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태양의 화가’, ‘영혼의 화가’로 불리는 빈센트 반 고흐가 1872년 8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동생 테오와 주고 받은 편지는 668통. 그는 800여점의 작품 중 생전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기에 지독한 가난, 고독, 예술에 대한 끝없는 집착, 번뇌 등의 감정을 편지에 털어놓았다. 화랑에서 일하기 시작하며 습작기간을 거쳐 색과 빛을 쫓아 거처를 옮기던 과정까지 그의 삶과 작품의 뒷 이야기까지 동생 테오와 주변사람들과 나눈 편지를 통해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출판/톱)[책 소개] '마음을 전하는 가장 오래된 매체, 편지'…가을에 읽는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등
도서 ‘츠바키 문구점’ 위즈덤하우스 제공

 

■ ‘츠바키 문구점’(오가와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2017년 발간한 일본 소설 ‘츠바키 문구점’은 에도 시대부터 가업으로 이어온 ‘대필’을 수행하던 츠바키 문구점을 배경으로 한다. 겉보기엔 보통의 문구점이지만 타인의 편지를 대필하기 위해 할머니로부터 혹독한 수련을 거친 주인공 포포는 누군가를 위해 편지를 쓰는 것이 곧 자신을 위로하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사별한 남편의 편지를 기다리는 아내를 위해 천국의 남편이 보낸 것처럼 보내는 편지, 수술을 앞둔 남자가 첫사랑에게 전하는 안부편지 등 샤프펜슬은 취급하지 않는 철칙을 지키며 사각사각 정성스러운 글자를 새기는 과정을 읽다보면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떠오른다.

 

 

(출판/톱)[책 소개] '마음을 전하는 가장 오래된 매체, 편지'…가을에 읽는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등
도서 '배지에서 보낸 편지' 위즈덤하우스 제공

 

■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정약용 지음, 박석무 편역)

 

“천리는 돌고 도는 것이니 한번 넘어졌다고 결코 다시 일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이자 법, 문학, 지리, 의학, 생물학 등 수많은 분야를 섭렵하며 방대한 저술을 남긴 다산 정약용의 인간적인 기록이 담긴 책이다. 귀양길에 오른 다산이 아버지이자 지식인으로서 아들과 형님, 제자들에게 남긴 80여통의 편지는 사적인 기록인 동시에 우리를 일깨우는 인간 정약용의 따뜻한 가르침이 가득하다.

 

 

 

(출판/톱)[책 소개] '마음을 전하는 가장 오래된 매체, 편지'…가을에 읽는 '반 고흐, 영혼의 편지' 등
도서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 문학동네 제공

 

■ 사이의 거리만큼, 그리운(마종기·루시드 폴 지음)

 

마종기 시인과 음악인 루시드 폴의 첫 번째 서간집 ‘아주 사적인, 긴 만남’ 이후 2013년부터 1년간 주고 받은 마흔 통의 편지를 모은 두 번째 서간집이다. 평생을 타국에서 살아야 했던 고독과 그리움을 시로 녹여냈던 의사 시인 마종기와 스위스 로잔 연구실에서 머물며 틈나는 대로 음악을 만든 루시드 폴은 묘한 공감대를 형성하며 음악과 문학, 조국과 예술, 관계와 가족, 자연과 여행 등 편지를 통해 삶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로 깊은 대화를 나누며 우정을 쌓았다. 세대를 초월한 ‘진정한 소통’의 본보기로 회자되며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던 첫 번째 책에 이어 근황을 털어놓으며 오랜 친구를 만난 듯 편지를 써내려가는 두 사람의 우정이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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