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면허 킥보드 사망사고낸 여고생 실형

일산 호수공원서 무면허 운전…제한속도 초과가 사고 원인
재판부 “피해자 과실 없고 유족 극심한 정신적 고통 입어”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전경. 신진욱기자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전경. 신진욱기자

 

면허 없이 전동킥보드를 몰다 60대 여성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고교생이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의정부지법 고양지원 형사6단독 최동환 판사는 29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치상)과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 운전) 등의 혐의로 기소된 10대 A양에게 금고 장기 8개월, 단기 6개월과 벌금 20만원을 선고했다.

 

A양은 지난해 6월8일 오후 7시33분께 고양 일산동구 일산호수공원 자전거도로에서 면허 없이 친구를 뒤에 태우고 전동킥보드를 몰다 60대 부부를 들이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사고 직후 부부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아내는 ‘외상성 뇌경막하출혈’ 진단을 받고 입원 8일만에 숨졌다. 남편 역시 좌측 광대뼈가 골절돼 4주간 치료를 받았다.

 

지난해 6월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 발생한 전동킥보드 사고 후 공원 내 설치된 안내판. 신진욱기자
지난해 6월 고양시 일산호수공원에서 발생한 전동킥보드 사고 후 공원 내 설치된 안내판. 신진욱기자

 

재판 과정에서 A양 측 변호인은 “자전거도로 우측 차선으로 정상 주행하던 중 반대편 자전거가 방향을 바꿔 충돌을 피하려다 어쩔 수 없이 피해자들을 들이받았다”며 “사고를 예견하거나 회피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최 판사는 “피고인은 무면허 상태에서 친구를 태운 채 운전이 금지된 공원 자전거도로를 시속 20㎞ 제한속도를 초과해 주행했다”며 “교통규칙을 위반한 과실이 사고 발생과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수의 시민이 자전거도로를 걷거나 뛰고 있어 진로 앞에 물체가 갑자기 나타날 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다”며 “제한속도 초과가 오히려 사고의 직접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에게 일부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보이나 피해자에게는 어떠한 과실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유족은 한순간 가족을 잃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고 있으며 공탁금을 수령하지 않은 채 피고인의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피해자 유족 측은 검찰에 항소에 관한 의견서 제출을 검토하는 한편 1심 선고를 바탕으로 민사 소송도 준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당시 A양과 함께 탑승했던 동승자 B양은 무면허 운전 혐의로 범칙금 10만원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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